통일부 “판문점 채널 통지에 北 불응”
정부 측 “오늘 방북 현실적으로 곤란”
다른 나라 외신들은 예정대로 원산行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남측 기자단의 방북이 무산될 전망이다. 북한이 기자단 명단을 끝내 접수하지 않으면서다. 일단 정부도 향후 상황을 비관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2일 “오늘 오전 9시 판문점 개시 통화를 했고 기자단 명단을 통지하려 했으나 북측이 여전히 접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 연락관이 ‘(상부로부터) 지시 받은 게 없다’고 반응한 것으로 안다”며 “안타깝지만 오늘 (남측 기자단의) 방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는 게 당국 판단”이라고 말했다.
앞서 15일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와 관련한 통지문을 남측에 보내 통신사와 방송사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이튿날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를 일방 통보한 뒤 남측 취재진 명단 접수도 행사 하루 전까지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날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판문점 채널을 통한 남북 협의 과정을 지켜보며 대기하던 남측 취재진 8명은 소득 없이 발길을 돌리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남측을 제외한 미국과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4개국 외신 기자단은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를 위해 예정대로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통해 원산으로 향했다.
“평화 위한 선제조치”… 북한, 행사 계획 간접 재확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출고한 ‘조선(북한) 외무성 공보를 세계 언론들 보도’ 제하 기사에서 각국 언론들이 최근 발표된 북한의 외무성 공보 내용을 보도한 사실을 전했다. 통신은 또 핵실험장 폐기 결정에 대한 유엔 사무총장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환영ㆍ지지 입장도 소개했다.
대내용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반응을 비난한 정세 해설에서 외무성 공보와 관련, “남조선 각계와 국제사회는 찬탄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현 정세와 관련한 글에서 “(북한이) 북부 핵시험장도 투명성 있게 폐기하기로 하였다”며 “평화를 위해 상대방에게 상응한 행동 조치를 촉구하는 선제조치”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진행한다며 남측과 미ㆍ영ㆍ중ㆍ러 언론에 취재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내일 새벽까지 북한 지역 비 예보… 오전부터 맑음
기상청은 22일 북한 지역 일기 예보에서 이날 낮 서쪽 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밤에 전 지역으로 확대되겠지만 23일 새벽까지 내린 뒤 맑아지겠다고 전했다. 24일에도 대체로 맑겠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일기 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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