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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피해자 10명 넘어… 이명희 28일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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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피해자 10명 넘어… 이명희 28일 소환”

입력
2018.05.21 16:3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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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추가 혐의 밝히는 데 주력

처벌 많이 원해 사법처리 여부 주목

관세청, 대한항공 협력사 압수수색

밀수품 의심 물품 2.5톤 발견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갑(甲)질 폭행’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경찰에 소환된다. 지난달 중순 최초 의혹이 제기되고 한 달여간 내사와 수사 단계를 거친 경찰이 10명이 넘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데 따른 조치다. 이 이사장 관련 구체적인 제보가 다방면에서 꼬리를 문 데다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도 다수여서 사법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을 폭행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28일 오전 10시 소환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이사장 관련 의혹은 지난달 19일 자신을 ‘할머니’라 불렀다는 이유로 대한항공 계열사인 인천하얏트 직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그만두게 했다는 폭로가 시발이었다. 같은 날에는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2013년 서울 평창동 조 회장 자택 리모델링 공사 중 작업자에게 폭언을 쏟아내는 음성파일이 온라인에 공개됐다. 이어 2014년 그랜드하얏트인천웨스트타워 공사 현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에게 삿대질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영상 속 주인공이 이 이사장이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지난달 23일 내사에 착수, 일부 혐의가 확인됨에 따라 이달 6일 이 이사장을 피의자로 형사입건하고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보도된 직원들 이외에도 이 이사장으로부터 폭언과 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폭로들이 이사장 주변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14일에는 이 이사장이 운전 도중 침을 뱉거나 신발을 던졌다는 전 운전기사의 진술을 포함 8명의 진술이 확보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진술이 확보된 피해자만 10여명이라고 21일 밝혔다. 기존에 확보된 8명 외에도 추가적인 피해자 진술이 나왔다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10여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과 연관돼 있는지는 신원 노출의 위험상 밝힐 수 없다”라며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 전반과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이사장은 언론에 공개된 일부 피해자를 찾아가 합의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역시 음료수를 맞은 피해자 두 명이 합의함에 따라 폭행 혐의 대신 업무방해 혐의만 적용돼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경찰은 소환까지 일주일가량 남은 만큼 상습폭행 여부 등 추가 혐의점을 밝혀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습폭행의 경우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못하는 죄)가 아니어서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도 가능하다.

한편 관세청은 이날 경기 고양시 소재 대한항공 협력업체를 압수수색, 조 회장 일가의 밀수품으로 의심되는 2.5톤 분량의 현물을 협력업체 창고에서 발견했다. 밀수 및 관세포탈 혐의를 밝히는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관세청의 압수수색은 다섯 번째로, 이번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통신내역을 조사하다 혐의점을 잡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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