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준공 불구 개관은 “…”
연간 운영비 60억에 확보한 예산은 10억
무리한 사업추진 “혈세 낭비” 지적
경북 구미시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이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907억 원이라는 거액의 혈세를 들여 지난해 말 준공했지만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해 놀리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난 뒤 임시 개방할 방침이지만, 혈세낭비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새마을공원은 2009년 김관용 경북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건립을 건의하면서 시작했다. 새마을운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각종 전시와 교육 등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2011년 구미시 상모동 24만7,349㎡ 부지에 착공, 국비 293억 원, 도비 170억 원, 시비 444억원 총 907억 원이나 들여 지상 3층, 지하 1층, 4개 동 연면적 2만8,414㎡규모로 지난해 말 준공했다. 부지매입비만 275억 원이나 투입됐다.
말만 공원이지 거대한 전시ㆍ연수ㆍ교육시설이나 마찬가지다. 전시관 부속동, 글로벌관(세계화 전시물품, 강의실, 대강당), 연수관(회의실, 사무실 등), 새마을운동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야외 새마을운동테마촌 등을 갖추고 있다. 국내외 새마을 연수생과 관람객에게 새마을운동 전시, 체험, 연수 등을 제공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새마을 공원에 올인 하다시피 한 남유진 전 구미시장은 이미 사퇴한 상태고, 김관용 경북지사도 내달 말 퇴임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운영비를 놓고 줄다리기한 끝에 절반씩 부담키로 했지만, 올해 확보한 예산은 10억 원뿐이다. 연간 운영비 60억 원에 턱없이 부족하다. 핵심 사업인 교육 전시 체험프로그램 운영은커녕 단순 시설관리비에도 부족하다. 지난달 시설관리를 위탁 받은 민간업체는 경비 청소 안내 등에 필요한 16명을 채용했을 따름이다.
지난 주말 공원을 찾은 김영철(54ㆍ대구 동변동)씨는 "새마을공원이 완공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와 봤는데 실망했다”며 “1,000억 원 가까운 돈을 들여놓고 도대체 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새마을운동테마공원 TF 관계자는 "현재 경북도와 협의해 내부에 어떤 내용을 채울지에 대한 콘텐츠 용역을 발주해놓은 상황"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프로그램 운영 위탁업체가 선정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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