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말 경성제국대 의학부 재학 중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연계한 항일 무장 투쟁 계획을 수립했다가 일제에 의해 발각돼 옥고를 치른 애국지사 임광세 선생이 1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1941년 4월 경성제국대 예과에 입학한 뒤 교내에서 일본어 상용 문제를 놓고 일본인 학생과 여러 번 논쟁을 벌인 선생은 44년 서울 종로구 혜화정에서 2학년 동급생 김교명, 김종백 등과 만나 조선민족해방협동당(협동당)에 가입했다. 협동당은 항일 무장 투쟁을 위해 경기 포천군의 한 야산에 은거지를 마련하고 임시정부와 연락하던 조직이었다.
임시정부와 협의해 미군 폭격기가 포천 은거지 인근에 무기를 공중 투하하는 계획을 세웠던 선생은 1944년 10월 은거지로 입산하려다 체포됐다. 같은 해 12월 일제의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경기도 경찰부 유치장에 구류됐다가 서대문형무소로 이감됐고, 이듬해 6월 기소유예로 출옥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2013년 대통령표창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현배씨와 장남 승철, 차남 윤철, 삼남 석철, 장녀 은주가 있다. 고인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된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 발인 22일 오전 5시 20분. (02)3010-2000.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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