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미국에서 ‘하이트’의 소문자 상표 등록을 놓고 밀러쿠어스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밀러스쿠어는 자사 맥주 브랜드 ‘라이트’와 ‘하이트’가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하이트진로는 근거 없는 트집이라고 맞서고 있다.
20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맥주 회사 밀러쿠어스는 최근 하이트진로가 미국 특허상표청(USTPO)에 ‘하이트’ 소문자 상표를 출원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하이트는 이미 미국 내 상표 등록을 마친 상태지만 지난 2016년 상표를 소문자로 리뉴얼 하고 바뀐 상표에 대한 미국 내 상표 등록을 지난해부터 다시 추진해 왔다.
USTPO는 하이트의 상표 출원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올해 2월 관련 내용을 관보에 게제하고 상표 등록 절차를 마무리 하려 했다.
하지만 밀러쿠어스는 하이트 상표가 라이트와 유사하다며 상표 등록을 받아주지 말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USTPO는 상표 등록 절차를 중지하고 밀러스쿠어의 이의제기에 대한 하이트진로측의 의견을 듣고 있다. USTPO는 양측의 의견을 듣고 상표 변경 등록을 권하거나, 상표 등록 거부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밀러스쿠어 측의 이의 제기가 이유가 없을 경우 하이트진로의 요구대로 그대로 상표가 등록될 수도 있다.
하이트진로측은 아직 소송 등 법적 공방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미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미국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미국 LA 인근에 물류센터를 짓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노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기존 상표가 등록돼 있어 미국 수출 등에 당장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라이트와 하이트를 구분하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상표등록 절차도 별 문제 없이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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