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73) LG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하며 LG그룹의 후계자는 외아들 구광모(40) LG전자 상무로 사실상 확정됐다. 4대까지 ‘장자 승계 원칙’이 지켜지며 또 하나 주목 받는 LG 오너가의 전통이 있다. 승계를 하지 못한 형제들이 계열사를 떼내 독립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구 회장의 4형제 중 셋째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독립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LS그룹과 LIG그룹 등이 장자 승계ㆍ형제 독립에 따라 세워졌기 때문이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은 지난 1999년 LG화재를 설립해 LIG그룹을 만들었다.
여섯 형제 중 넷째인 구태회와 다섯째 구평회, 막내인 구두회 형제도 2003년 LG그룹 계열사였던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세웠다.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둘째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넷째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도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으로 독립했다.
구 회장이 아버지인 LG 2대 총수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은 1995년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한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은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구본준 부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LG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지분을 토대로 일부 계열사를 떼어내거나 사업부문을 분리할 수 있다. 일각에선 LG상사 상사부문이나 디스플레이 사업 등이 거론된다. 구 부회장이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지분 매각 자금으로 전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여지도 있다. LG 측은 “구 부회장의 독립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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