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안 후보 신념 잘 형성 안 돼”
안철수 “김 후보가 제게 할 말 아냐”

6ㆍ13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 간 야권 단일화 불씨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외견상 기싸움을 벌이는 것도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20일 국회에서 안 후보와의 연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원순 현 시장을 그만두게 해야 되겠다는 ‘공감 연대’”라고 밝혔다. 그는 ‘공감 연대’가 후보 단일화 같은 실질적 연대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박 시장을) 그만두게 하는 데 손을 잡고 같이 계속 하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꼭 ‘안 한다’ 이게 아니라, 아직까지는 그런 생각을 안 해봤다”고 여지를 남겼다.
야권 단일화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한 건 지난 17일 김 후보가 이 문제를 꺼내 들면서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기업, 자유언론, 자유로운 신앙과 자유로운 정당활동에 대한 신념이 확실히 확립된다면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 하겠다”며 사실상 단일화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다. 물론 “안 후보가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 않다”고 평가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 후보는 이날 자신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 않다고 한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저는 대한민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ㆍ경영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사람”이라며 “그런 일을 해보지 않은 분이 제게 할 말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자신이 비교 우위에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또 “저는 많은 국민들이 누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을지, 그 후보에 모든 표를 몰아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진 않았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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