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처음으로 자신의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다. 3월 22일 구속 후 62일만이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7부(부장 정계선)는 23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110억원대 뇌물과 350억원대 횡령 등 16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앞서 열린 3번의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어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은 정식 재판인 만큼 이 전 대통령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모두진술을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당초 오전인 재판시간은 오후로 바뀌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부처님오신날인 22일이 휴일이라 21일에 접견해야 하는데, 이 전 대통령이 계속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 진술 방향도 조금씩 바뀌고 있어 23일 오전에 한 번 더 접견했으면 한다”라며 재판시간을 미뤄달라고 요청해서다.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하며 모두진술 문구를 최종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9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박연차 게이트’로 검찰 조사를 받다 2009년 5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친노(무현) 진영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정치보복 차원에서 무리한 수사를 벌여 노 전 대통령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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