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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시설이 하천 역류 불렀나” 늑장 처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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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시설이 하천 역류 불렀나” 늑장 처리 논란

입력
2018.05.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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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 “차항천 승하차장 9차례 철거 요청”

“현장 찾아 수 차례 요청 묵살” 주민들 분통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이 지난 18일 새벽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 인근 마을 62가구가 물에 잠겼다. 마을 주민들은 평창올림픽이 끝난 지 석 달 다 되도록 차항천에 설치한 올림픽 관련 차량의 승하차 시설을 제때 철거하지 않아 침수피해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평창군 제공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이 지난 18일 새벽 쏟아진 폭우로 하천이 범람, 인근 마을 62가구가 물에 잠겼다. 마을 주민들은 평창올림픽이 끝난 지 석 달 다 되도록 차항천에 설치한 올림픽 관련 차량의 승하차 시설을 제때 철거하지 않아 침수피해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평창군 제공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62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평창군과 주민들이 3월부터 하천 범람의 주범인 올림픽 시설 철거를 10여 차례나 요구했으나 평창올림픽 조직위가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평창군은 패럴림픽 폐막 이후부터 지난 16일까지 아홉 차례나 올림픽 플라자 인근 차항천에 설치된 차량 승하차 시설 철거를 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군은 “군청 올림픽 시설과와 안전건설과는 물론 대관령면사무소에서도 평창조직위에 조속한 철거를 요청했으나 제대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평창군이 철거를 요청한 시설은 평창조직위가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원활한 관중 수송과 차량 순환을 위해 하천을 임시로 매립한 셔틀버스 정류장 일부다. 대회가 폐막한지 두 달이 넘도록 폭 30m 하천을 절반가량 가로 막은 2~3m 높이의 개비온(망태에 돌을 채운 물막이) 옹벽이 철거되지 않고 있다. 이 시설물로 인해 지난 18일 새벽 폭우에 빗물이 역류하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당시 횡계리에는 시간당 61.5㎜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 비로 차항천이 범람해 마을전체가 쑥대밭이 되고 이재민 138명이 발생했다.

대관령면 번영회 등 주민들도 올림픽 폐막 후 수 차례 현장을 찾아 시설 철거를 요청했으나 업체와 평창조직위가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횡계리 주민 김모(56)씨는 “배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구조물 때문에 마을이 흙탕물 범벅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범연(54) 평창군의원은 “제때 철거되지 않은 옹벽이 급격히 불어난 물을 역류시켜 인근 마을로 물길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을 찾아 조속한 철거를 요구했으나 조치가 늦어져 피해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19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6리에서 한 주민이 수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6리에서 한 주민이 수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평창군으로부터 차항천 옹벽 철거 요청을 받지 못했다”며 “주민들과 협의해 보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조직위와 평창군, 횡계6리 침수피해 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대관령면사무소에서 차항천 범람 침수피해 보상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평창=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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