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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술로 빚어낸 쿠페, '렉서스 LC5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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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술로 빚어낸 쿠페, '렉서스 LC500h'

입력
2018.05.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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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리드 그랜드 쿠페, LC500h는 디자인 만큼 강렬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하이드리드 그랜드 쿠페, LC500h는 디자인 만큼 강렬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지난 1991년부터 2010년까지 렉서스 라인업 중 하나를 채워오던 SC가 역사 뒤로 사라진 이후 렉서스는 새로운 쿠페 라인업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RC로 이어졌으며 그랜드 쿠페 LC까지도 이어지게 되었다.

렉서스의 그랜드 쿠페, LC는 SC와 유사한 위치를 담당하는 모델이지만 시대가 달라진 만큼 차량에 부여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단순히 '달리는 도서관'처럼 여겨진 SC와 달리 LC는 날카로운 어금니와 함께 '기술로 빚은 존재'의 가치를 과시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과연 렉서스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쿠페, LC500h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컨셉, 그 자체의 디자인

렉서스 LC500h는 브랜드의 이미지 리딩 모델이자 LS와 함께 브랜드 라인업 최정점을 담당하는 모델로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디자인 DNA를 적극적으로 부여했다. 실제 4,760mm의 전장과 1,920mm의 전폭 그리고 1,345mm의 낮은 전고는 마치 컨셉 이미지에서나 볼 수 있던 극단적이고 역동적인 비례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2,87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통해 그랜드 쿠페의 이미지를 완성한다.

강렬한 비례 위에는 강렬한 렉서스 디자인이 자리한다.

렉서스의 디자이너들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그랜드 쿠페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모든 디자인 역량을 투여한 모습이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스핀들 그릴은 측면의 날카롭게, 그리고 L의 실루엣을 더한 헤드라이트와 넓은 전폭을 강조한 전면 범퍼와 어우러지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여기에 길게 이어진 보닛과 유려한 A필러부터 루프까지의 실루엣, 그리고 플루팅 디자인이 적용된 C필러 디자인을 통해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쿠페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 하단에는 다이내믹한 감성이 더해진 라인을 더했고 컨셉 모델에서 빌려온 휠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며 더욱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한편 후면 디자인 역시 인상적이다. 입체적인 디테일이 돋보였던 컨셉 모델만큼은 아니지만 미래적이면서도 세련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낮은 차체 좌우로 배치하고 균형감과 고출력의 감성이 느껴지는 넓은 후면 범퍼,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해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여기에 엠블럼 아래 'LC500h' 레터링을 새겨 차량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렉서스 본연의 무기, 실내 공간

LC500h의 긴 도어를 열고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렉서스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움이 무엇인지 인지할 수 있다. 넓은 전폭을 강조한 대시보드에는 고급스러운 가죽이 적용되었고 도어트림까지 이어지는 드레이프 디테일을 통해 고급스러운 감성과 그랜드 쿠페의 여유를 완성했다. 여기에 앰비언트 일루미네이션, 10.3인치 EMV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전한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은 최신 렉서스 디자인을 반영하여 고급스러운 스티치와 깔끔한 마감으로 마무리 되었으며 세련된 센터페시아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자리한 센터 컨트롤 패널 또한 우수한 만족감을 제시한다. 한편 고성능 모델이라는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도어 씰 플레이트에는 카본 파이버로 제작된 패널을 더한 점 역시 인상적이다.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만족스럽다.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 센터터널 등의 버튼과 다이얼들은 직관적인 조작과 우수한 사용감을 제시했으며 드라이빙 중에도 사용성이 우수했다. 다만 센터터널에 위치한 터치패드의 감각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렉서스를 의미하는 ‘L’자 패턴을 실내 각 부분에 배치하며 렉서스만의 스포티함 또한 강조 하였고, 최상의 사운드를 전달하는 13개의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으로 차량 전체를 감싸는 풍부한 음향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시승에서는 그 사운드를 제대로 즐길 순 없었다.

가죽과 알칸타라를 조합해 호화스러운 감성을 강조한LC의 시트는 2+2 구조를 갖췄으며 탑승자에게 최적의 탑승 경험과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한다. 특히 1열 시트의 경우에는 넉넉한 크기와 우수한 쿠션감으로 무장해 보는 것자체로도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2열 시트의 경우에는 풀 사이즈 시트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승차감을 고려한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독특한 점은 2열 시트 중앙에 마크 레빈슨 엠블럼이 더해진 스피커가 위치해 더욱 풍성한 사운드 경험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헤드룸은 키가 170cm이 넘을 경우에는 답답함을 느낄 우려가 있을 만큼 낮은 편이다.

적재 공간은 그 용량을 따지기 보다는 존재에 만족해야 할 수준이다. 그래도 위안이라고 한다면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 정도가 우수해서 다양한 짐을 쉽게 적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술로 완성된 LC500h

하이브리드 모델인 LC500h는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갖췄다. 강력한 전기모터에 변속기를 조합한 형태의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저속부터 고속 영역에 이르기까지 전기 모터의 풍부한 출력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LC500h는 V6 3.5L 가솔린 엔진과 179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를 조합하며 시스템 합산 359마력의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초 이내의 시간에 도달하는 뛰어난 민첩성을 자랑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0.9km/L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0.5km/L와 11.5km/L로 상당히 뛰어나다.

지속 가능한 역동성을 품은 쿠페

LC500h의 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정말 고급스럽고 잘 만들어진' 쿠페임을 느끼게 된다. 고급스러운 센터페시아의 디자인, 스티어링 휠, 계기판은 물론이고 시트와 기어 레버 역시 모두 만족스럽다. 역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완성도에 많은 신경을 쓰는 렉서스의 열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 차량 고유의 정숙함이 느껴진다. LC500h가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조합으로 출력을 내는 고성능 쿠페지만 EV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시동 직후부터 엔진이 회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더라도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전기의 힘만으로도 움직이기 때문에 도심 속에서의 고요한 카리스마가 퍼진다.

하지만 고성능 쿠페를 웅크리게 할 수 없는 법.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아 출력을 끌어 내보았다. 압도적인 사운드나 풍부한 토크감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V6 가솔린 엔진의 회전과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가 온 몸에 퍼지며 강렬한 가속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초반 발진부터 고속 영역까지 꾸준히 출력이 더해지는 느낌이 기존의 하이브리드와는 다른 ‘확실한 스포츠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괜히 많은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개발하려는 것이 아닌 것이다. 다만 아쉬움은 존재한다. 바로 '비교적 여린 사운드'인데 조금 더 과장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상당히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편이다. 드라이빙 모드를 바꾸더라도 '고급스러운' 기조는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게다가 한계는 상당히 깊은 편이다. 충분히 부드러운 셋업을 반영했지만 분명 노면을 확실히 지지해 운전자에게 안정적이고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후륜구동 차량이지만 차량의 밸런스나 움직임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많이 반영된 차량이라 그런지 어떤 상황에서도 전륜의 그립을 충분히 확보하여 차량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전자제어 시스템의 개입이나 그 정도도 상당히 예리하게 반응하여 그 만족감도 우수하다.

차량의 밸런스가 상당히 우수한 만큼 하이브리드 차량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전동화 부품 무게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제원 상 2톤이 조금 넘는 무게를 가지고 있지만 막상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코 '무게로 인한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아 더욱 더 자신감 있게 코너를 파고들 수 있었다.

한편 렉서스 LC500h의 강점 중 하나는 바로 다양한 편의, 안전 사양의 탑재에 있다. 실제 LC500h에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트템 플러스는 충돌 방지 지원 시스템(PCS),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유지 어시스트(LKA), 오토매틱 하이빔(AHB)의 네가지 기능을 하나의 패키지로 적용되어 전방위적인 드라이빙 상황에서의 확실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점: 압도적인 존재감, 고급스러운 공간, 뛰어난 주행 성능

아쉬운점: 출력 및 디자인 대비 여린 사운드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렉서스 LC

렉서스는 편안하고 고요했었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이 변했고, 렉서스는 점점 날카로운 어금니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기조의 정점이 아마도 LC500h으로 보여진다. 고급스럽고 정숙하며 섬세한 기존의 기조와 함께 날렵하면서도 강렬한 시장의 요구까지 완벽하게 하나로 묶어냈다. 달리는 순간도 즐겁지만 가만히 서 있을 때에도 즐거울 수 있는 LC500h는 그저 욕심이 날 뿐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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