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8일 오전(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최소 8명이 숨졌다. 지난 3월 말 미국 전역에서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고교생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 두 달도 안 돼 또다시 비극이 반복된 것이다. 강력한 총기 규제에 미온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들끓을 전망이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갤버스턴의 산타페 고교에서 총격이 있었고, 이로 인해 최소 8명의 사망자와 여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와 부상자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총격범 2명은 미술 교실에 들어가 산탄총을 쐈으며,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압된 뒤 구금됐다. 한 목격자는 현지 방송에 “산탄총을 든 사람이 걸어 들어와서 총을 쐈고, 여학생 한 명이 다리에 총상을 입은 걸 봤다”고 전했다. 다른 학생은 사건 당시 화재 경보가 울려 소방 훈련처럼 대피했다면서 “3발의 총성과 커다란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총기 사건은 올해 미국의 학교에서 벌어진 것으로만 벌써 22번째다. 그러나 여러 명의 희생자가 나온 경우는 지난 2월 미국 전역을 뒤흔든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총격 사건(17명 사망) 이후 처음이다. 미국 고교생들이 지난 3월 24일 수도 워싱턴을 비롯, 전구 곳곳에서 ‘우리 삶을 위한 행진’이라는 이름의 총기 반대 시위를 여는 등 당국의 허술한 총기규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까지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의 ‘트럼프 내셔널 도럴 골프 클럽’ 로비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 범인과 경찰관 1명이 다쳤다. 현지 주민 조너던 오디(42)로 신원이 확인된 범인은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한다”는 말을 외치며 총을 쐈고,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체포됐다.
김정우 기자 wookim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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