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 재판에 나왔지만 입을 다물었다.
앞서 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처럼 자신이 재판받는 상황을 내세워 구체적인 증언을 거부했다.
이 전 비서관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그러나 이 전 비서관은 신문이 시작되자마자 "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라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며 "증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을 포함한 '문고리 3인방'은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가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에게 "증인이 18년간 모신 대통령을 대변하는 변호인들 질문에는 답변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고했지만, 그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전 비서관은 "대통령을 심판하는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서, 모셨던 사람으로서 대통령께 누가 되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말로 갈음했다.
재판장은 이 전 비서관에게 "법정에서 구체적인 진술을 하는 게 재판에서는 가장 원칙적인 증거"라며 "오늘은 신문을 더 하지 않겠지만, 그런 점을 참작해 한 번 더 고민해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향후 이 전 비서관이 태도를 바꿔 증언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전 비서관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는 일단 증거 채택을 보류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여 다음 달 1일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친박' 핵심 인사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을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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