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박종진 예비후보
“안철수, 손학규 전략공천 땐
무소속 출마” 공개 불만 표출
劉 “손 위원장 출마 의사 없어”
安 “재보선에 최적 사람 써야”
노원병 갈등 이어 적전분열 양상
6⋅13 지방선거와 동시 치러지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놓고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후보 공천을 두고 당의 두 축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가 공개 충돌한 데 이어, 유 대표 측 예비후보가 전략공천시 탈당 불사를 예고하며 안 후보를 공격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전 양대 세력이 화학적 결합의 한계를 드러내며 적전분열로 치닫는 모습이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송파을 박종진 예비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안 후보에게 공개 불만을 표출했다. 안 후보가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의 송파을 전략공천 추진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송파을에 무공천이나 비민주적인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박 후보는 “안 후보가 ‘여론조사결과, 3등인 박종진 예비후보를 확정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안 후보 자신도 3등 후보이므로 경쟁력 있는 인물을 찾아 선행해서 전략공천 대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안철수 개인 사당(私黨)인가”라면서 “손 위원장이 엊그제 저와 통화하면서 열심히 뛰라고 격려했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 측도 “손 위원장은 출마 의사가 없다는 말을 같이 들어놓고 딴소리를 한다”고 안 후보 측에 날을 세웠다.
여기다 안 후보의 의원 시절 비서를 지낸 송파을 이태우 예비후보도 이날 "안 후보가 5월초부터 이미 공천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큰 충격"이라며 "더 이상 새정치는 죽었다”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 후보를 최일선에서 지원해야 할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인 진수희 전 의원이 이날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진 전 의원은 유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진 전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 원외지역위원장들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더 이상 안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어야 할 책임감도 동기도 다 사라져, 이런 마음으로 시당위원장직을 유지하는 건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안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선거와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곳이 재보궐 선거 지역들”이라며 “당내의 가장 훌륭한 인적자원을 써야 하는 게 마땅한 것 아니겠나. 만약에 가장 최적의 사람이 있다고 할 때 여건을 만들고 그게 안 됐을 때 그 다음으로 옮겨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이다”고 전략공천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노원병에 이어 송파을까지 갈등이 지속되자 양측의 감정적 거리도 심각해지는 분위기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정치공학적으로 노원병을 줬으니 송파을은 내놔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후보경쟁력 차원에서 봐도 손 위원장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른정당 출신 관계자는 “노원병에서 끝까지 몽니를 부리더니 송파을에선 안 후보가 대놓고 방해를 한다”며 “선거 이후를 생각하면 이 참에 버릇을 고쳐놔야 한다”고 격앙됐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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