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오승환 이후 ‘0점대 ERA 구원왕’ 도전
‘끝판왕’ 오승환(36ㆍ토론토) 이후 한화 마무리 정우람(33)이 KBO리그 언터처블 소방수 계보에 도전한다.
정우람은 마무리 잔혹사를 겪는 KBO리그에서 독보적인 투수다. 18일 현재 20경기에 나가 1승 17세이브 평균자책점 0.92를 찍었다. 지난달 4일 롯데전에서 2실점(1자책) 세이브를 수확한 이후 17경기 연속 비자책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KT전 세이브로 0점대(0.96)로 끌어내린 데 이어 18일 잠실 LG전에서도 4-3,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또 지난 8~10일 넥센전, 16~17일 KT전, 이날 LG전까지 2주 연속 사흘 연속 세이브를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정우람의 세이브 부문 성적은 공동 2위 두산 함덕주, LG 정찬헌(이상 10세이브)과 7개 차로 1위다. 블론 세이브는 단 한 차례뿐이었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ㆍ0.81)과 피안타율(0.169)도 수준급의 기록을 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특급 마무리의 존재 덕분에 “9회가 제일 보기 편하다”고 미소를 짓는다.
KBO리그에서 정우람처럼 독보적인 마무리가 등장한 것은 오승환 이후 처음이다. 오승환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에서 역대 통산 최다인 277세이브를 쌓았다. 2006년과 2011년엔 각각 47세이브로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특히 2011년 평균자책점은 0.63에 불과했다.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투수가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선동열(해태) 국가대표팀 감독 이후 오승환이 처음이었다. 선 감독은 1993년 31세이브(0.78), 1995년 33세이브(0.49)로 구원왕에 오르면서 꿈의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2007년 SK의 마무리 투수였던 정대현(전 롯데)은 27세이브를 올리면서 0.9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그 해 구원왕은 40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의 몫이었다.
SK 시절 홀드왕(2008ㆍ2011)은 두 차례 가져갔지만 마무리로 본격 전환한 건 2012년부터다. 구원왕과 인연이 없었던 정우람은 올해 내친김에 선동열, 오승환 이후 세 번째 0점대 평균자책점 세이브왕을 꿈꾼다. 소방수의 상징인 강속구는 아니지만 시속 140㎞ 직구로도 타자를 압도한다. 한 감독은 “정우람의 시속 140㎞는 그냥 140㎞가 아니다”면서 “직접 (타석에서) 보니 150㎞ 같은 느낌”이라고 위력적인 구위를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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