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원 반대 권고 이유
“핵심부품 역량 집중 목적 안맞아”
분할ㆍ합병 비율 문제 이어 논란
기업지배구조원이 현대모비스의 분할ㆍ합병안 반대를 권고한 이유가 해외 자회사를 뺀 채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분할ㆍ합병 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엘리엇과 국제의결권자문기구 ISS가 주로 분할ㆍ합병 비율을 문제 삼은 데 이어 분할ㆍ합병 형태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현대차 그룹이 넘어야 할 산은 더 많아졌다.
18일 기업지배구조원이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에 배포한 의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는 현대모비스가 해외 사업부문을 제외한 채 글로비스와 합병을 추진하는 방식에 가장 큰 의문을 제기했다.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 ▦모듈 ▦AS부품 등 기존의 세 가지 사업부 중 모듈ㆍAS부품 사업부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넘겨주고 존속 모비스는 핵심부품 사업의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분할ㆍ합병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도 “핵심부품 사업은 지속적인 R&D와 M&A가 수반돼야 하는 반면 모듈ㆍAS부품 사업은 필요한 부품을 효율적으로 단순 공급하는 게 주업무로 서로 성격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분할의 타당성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모비스의 계획대로라면 모듈ㆍAS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해외 자회사는 존속 모비스에 귀속되는데 이는 회사가 당초 제시한 ‘역량의 집중’이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로비스가 물류ㆍ유통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비스의 모듈ㆍAS부품 해외 사업까지 함께 분할ㆍ합병하는 게 역량의 집중에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보고서는 해외 사업을 뺀 채 글로비스와 합병했을 때는 시너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기업지배구조원의 이러한 지적은 그 동안 엘리엇과 국제의결권자문기구 ISS 등이 주로 분할ㆍ합병 비율을 문제 삼은 것과는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풀어야 할 숙제가 더 늘어난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주주 설득 총력전을 통해 이러한 난관을 뚫겠다는 각오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와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는 잇따라 입장문을 발표하고 현대모비스의 분할ㆍ합병안은 그룹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분할ㆍ합병안 통과 여부는 오늘 29일 주주총회에서 판가름날 예정이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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