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편의점 업계가 저가 맥주 판매로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500㎖ 4캔 1만원’ 묶음 상품에서 나아가 500㎖ 4캔에 5,000원, 330㎖ 10캔에 9,900원, 1ℓ 4병에 9,999원 상품까지 등장했다.
최근 세븐일레븐이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를 500㎖ 4캔에 5,000원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데 이어 미니스톱도 독일 ‘오트바일러 필스(330㎖)’ 10캔을 9900원에 판매 중이다. 오트바일러는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도 1,000원 안팎의 저가에 판매되는 맥주이지만 편의점 가운데서는 미니스톱만 판매하고 있다.
GS25는 이달 말까지 단독 판매 상품인 오스트리아 맥주 예거 1ℓ 페트(PET) 4병을 9,900원에, 1캔에 2,500원에 판매하던 독일 맥주 스테판브로이 500㎖ 캔을 6개 묶음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CU는 저가 맥주 대신 독일 에일 맥주인 리퍼비IPA, 밀맥주 리퍼비바이스를 최근 단독으로 선보였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마케팅에 힘입어 저가 맥주의 판매량은 크게 늘고 있다. 버지미스터는 단숨에 세븐일레븐 맥주 매출 순위 상위권으로 뛰어올랐고, 오트바이러 필스도 할인행사 전보다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7월부터는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맥주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수입맥주 가격은 더욱 낮아지고 저가 맥주 수입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높은 저가 맥주 소비가 점점 늘고 있지만 맛에 대한 소비자의 기준도 까다로워져 저가 맥주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유럽 맥주 무관세 적용으로 인해 유럽산 수입 맥주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