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야당 후보간 단일화 이슈가 다시 떠올랐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를 향해 “같이 할 수 있다”고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다. 안 후보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그러나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격차를 좁히기 힘든 상황이어서, 판세변화를 자극할 수 있다면 뭐라도 시도하겠다는 움직임이 꿈틀대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그간 묻혀 있던 단일화 이슈를 17일 전격 꺼내 들었다. 이날 국회에서 정책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을 만나 “만약에 안 후보가 신념을 갖고 우리와 같이할만한 의지가 있다면 저는 능히 같이 할 수 있고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띄웠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기업, 자유언론, 자유로운 신앙과 자유로운 정당활동에 대한 신념이 확실히 확립된다면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 하겠다”고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안 후보는 일단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이날 국회에서 정책공약 발표 후 “(김 후보의 발언 취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봐야겠지만, 과연 박 후보 대 김 후보로 된다면 김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그건 100이면 100 다 아니라고 말씀을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저는 박 후보와 1대1로 대항하면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야권 대표선수를 자처했다. 안 후보측은 “한국당이야말로 국정농단에 책임있는 세력”이라며 차별화를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야권에선 두 후보가 완주해 지지표를 나눠 갖는 게 전략적이냐는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야권 관계자는 “단일화 이슈를 공개적으로 주고받기 시작한 자체가 박 후보와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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