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집안에 대마 300그루 재배한 일당 구속기소
단열재ㆍ타이머ㆍ조명ㆍ수로 등 본격 시설 갖춰

도심 주거용 오피스텔에서 대마초를 직접 재배한 뒤 가상화폐를 받고 판매해온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모(36)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경기 고양시 한 주거용 오피스텔에서 대마 300주 가량을 재배한 뒤 88차례에 걸쳐 판매해 1억2,000만원 상당(813g)의 대마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오피스텔 15층에 약 148㎡(45평) 규모의 전문적인 재배시설을 갖추고 대마를 재배했다. 내부 벽면을 은박 단열재로 막아두고, 자동 타이머가 설정된 조명과 커튼, 수로를 갖추는 등 오피스텔 내부는 마치 재배시설을 연상케 했다고 한다.
강씨 등은 ‘딥 웹’이라고 불리는 비밀 웹사이트에 대마 판매 글을 올리거나 ‘서울킹’이라는 아이디로 유튜브 등에 234회 대마 공급 광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스마트폰 채팅으로만 매수자들과 연락했고, 결제수단 역시 자신들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특정 가상화폐를 썼다. 가상화폐가 입금되면 특정 장소에 대마를 숨겨놓고 구매자에게 찾아가도록 하는 ‘던지기 수법’도 보였다. 한식조리사 자격이 있는 강씨는 재배한 대마로 쿠키를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마약류 거래 게시글을 모니터링하던 수시기관의 추적에 결국 꼬리가 잡혔다. 검찰은 범죄수익환수부에 의뢰해 이들이 범행으로 거둔 수익을 환수할 방침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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