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하이로보 수익률 코스피 성적 크게 웃돌아
반면 100억원 이상 자산가 68%는 “모바일뱅킹 경험 전혀 없다”
인공지능(AI)이 투자를 대신하는 시대이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여전히 기계보다는 인간의 상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2025년 3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17일 ‘2018 대한민국 로보어드바이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규모가 올해 1조원에서 2020년 5조원, 2025년 3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투자자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자문ㆍ운용해주는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로보어드바이저 ‘하이로보’를 출시한 이후 올해 3월까지 가입자가 3만9,356명, 가입금액은 5,060억원, 펀드 계좌수는 15만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가입자를 분석한 결과 30~50대가 70%를 차지했고 특히 40대(26.4%)와 30대(22.5%)가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미만(60.5%)이 대부분이었으며 1억원 이상은 3.1%에 불과했다. 주로 소액 투자자 위주로 로보어드바이저 이용 계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투자 성적도 좋다. 출시 이후 올해 3월 말까지 약 9개월 간 ‘자산배분 알파’ ‘다이렉트 알파’ 등 2종의 알고리즘이 추천한 모든 포트폴리오(안정추구ㆍ위험중립ㆍ적극투자ㆍ공격투자형)의 수익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4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공격투자형은 이 기간 11.32~14.25%로 가장 좋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개인상담 서비스(프라이빗뱅크ㆍPB)를 이용하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은 여전히 대면 채널을 선호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 동안 PB를 이용하는 고객 808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과거 1년간 은행업무 처리 시 모바일 대신 영업점을 이용한 비중이 73.7%에 달했다. 특히 10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67.7%는 모바일뱅킹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하이로보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부자들은 이용 편의성(42.2%),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관리(24.1%),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성(20.5%) 등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이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현재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더라도 ‘자문의 안정성 및 신뢰성’(50.3%)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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