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그리고 사람들
장 피에르 이즈부츠 지음ㆍ이상원 옮김
황소자리 발행ㆍ380쪽ㆍ6만8,000원
성서는 신앙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서구 문명에 대한 읽을거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양 차원에서 성서 읽기에 도전하는 이들도 있지만, 성서 읽기는 의외로 녹록하지 않다. 권위 때문에 쉬운 번역을 굳이 외면한 탓도 있지만, 시공간적 배경이 다른 곳에서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비슷한 이름을 지닌 이들이 번갈아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인명사전 형식으로 등장인물을 설명하고 가계도를 그려 인물간 관계를 밝혔다. 거기에다 성서상 기록이 아닌, 당대에 대한 역사학과 고고학 연구결과를 곁들였다. 물론, 예수를 메시아로 추어올리기 위해 신약 기록이 사후적으로 정교하게 짜맞춰졌다는 식의 혹독한 문헌 비판은 없다. 가령 예수에 대한 빌라도 총독의 재판에 대해, 저자는 당시 재판은 시민권이 있는 로마 사람을 대상으로 한 만큼 예수 재판에 빌라도 총독이 강력하게 개입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순한 표현을 썼다. 그림, 사진 등 호쾌한 시각물이 좋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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