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36시간 미만 근무 근로자 4만여명 늘어
36시간 이상 1만명 증가와 대조
“근로시간 단축과 연관성 점검할 필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사실상 인정하면서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감축 시행도 일자리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 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버금가는 고용 충격을 피하기 힘들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16일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주일에 17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사상 최고치인 142만명에 달했다. 주당 업무 36시간 미만 취업자까지 확대하면 단시간 근로자는 410만1,000명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만1,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240만5,000명으로 1만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초단시간 취업자는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늘고 청년층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에 대해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 고용 구조조정이 훨씬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이는 최저임금인상 여파도 있지만 경기 주체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선행적으로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6.4%라는 역대급 최저임금 인상 폭이 고용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로시간 감축에 대한 영향도 사전에 점검하고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감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올해 7월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신동엽 연세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은 원래 선진국처럼 산업 구조가 고도화된 이후 실행해야 바람직한 정책들”이라며 “국내 제조업은 품질보다는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고 부가가치도 높지 않아 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혁신성장이 필요한 단계인데 경제 정책은 고용 비용 부담만 늘리는 쪽으로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성태윤 교수도 “근로시간 단축을 고용자 수를 기준으로 일괄 적용하는 것은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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