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자 김대호 인하대 교수
英 유명 출판사 맥밀란 통해
‘한국의 미디어 거버넌스’ 펴내
“지난 30여년간 양적 질적으로 급속하게 성장 발전한 한국만의 독특한 미디어 문화는 가짜 뉴스,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 여론 조작 등 현재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미디어로 인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
1980년 언론 통폐합 이후 한국사회와 함께 변화해온 한국미디어 문화를 설명하는 영문저서 ‘한국의 미디어 거버넌스 1980-2017’을 영국 유명 출판사 ‘팔그레이브 맥밀란’을 통해 출간한 김대호(58)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를 발행하는 맥밀란은 세계 최고로 꼽히는 과학ㆍ기술ㆍ의약 분야 출판사인 독일 ‘스프링거’ 자회사다. 이들 출판사는 학자들 연구물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출간한다.
김 교수는 “국외 언론학자 등으로부터 ‘한국미디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서적이 없으니 소개해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아 이 책을 쓰게 됐다”라며 “2012년 한국연구재단에서 인문사회과학 우수학자로 선정된 후 5년간 진행한 연구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미디어에 대해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 세계화 등 네 가지 요인이 시대별로 경쟁하고 타협하면서 권위주의적 미디어에서 민주주의적 미디어로 발전해왔는데, 6월 민주항쟁이 있었던 1987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미디어기업, 시민사회가 각각 역할을 하고 협치를 하면서 미디어산업 성장, 공공성 확보, 이용자 주권 확대가 동시에 일어났는데, 이런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역사를 보면 새로운 미디어가 나오고 미디어 기술이 발전하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는 경로를 밟아왔다”라며 “뉴스 유통자로 성장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우 지금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요구 받고 있는데, 그 요구를 반추하고 반영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댓글 여론 조작 등 미디어로 인한 위기를 한국사회가 극복하고 나아가 정부와 미디어, 시민들이 협치하면 산업성과 공공성을 모두 가진 새로운 미디어 모델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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