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태풍가족봉사단
5년간 50여가구에 도움

12일 경기 연천군 백학면에 있는 한 허름한 단층 짜리 주택에 건장한 청년 등 20여명이 몰려들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저마다 손에 든 공구와 청소 도구로 이모(52ㆍ여)씨의 집 구석구석을 닦고 손질하기 시작했다. 아이들 방을 도배하고, 목욕탕에 방수내벽을 부치는 등 반나절 구슬땀을 흘리자, 80㎡ 남짓한 이씨의 낡은 집이 어느새 말끔해졌다. 이들은 집에 가득 쌓인 불필요한 짐까지 정리해주고서야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중국인 이씨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사는 다문화 가정이고, 이씨의 집을 고쳐준 이들은 육군28사단 전차대대 군인과 가족들로 구성된 태풍가족봉사단원이다. 이들은 연천군을 통해 낡은 집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이날 한걸음에 달려왔다.

태풍가족봉사단은 2013년 발족했다. 이후 5년 동안 매월 2번씩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 집수리를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고쳐준 주택만 50가구가 넘는다. 독거노인 선물 보내기, 산림 환경정화 활동도 하고 있다. 2015년에는 좀더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연천군 자원봉사센터에 전문봉사단체로 등록했다.
태풍가족봉사단이 꾸준하게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부대원들의 참여와 열정 덕분이다. 봉사단은 발족 첫해 부사관 40명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장교들과 가족까지 동참하면서 50명으로 늘었다.
봉사단은 앞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예정이다.
남방현(주임원사) 태풍가족봉사단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의 손길을 전할 수 있어 단원 모두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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