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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금리 7년만에 최고에 신흥국 자금 이탈 가속... "한국 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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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금리 7년만에 최고에 신흥국 자금 이탈 가속... "한국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18.05.16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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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후 아르헨티나 페소화 24% ↓

터키 리라화도 10.8%나 폭락

금융 위기 10년 주기설 고개

미 국채 금리 3.6%까지 전망

“증시 외국인 자금 유출 보이지만

한국 등 외환 보유고 늘어나

亞 금융시장 확산 가능성 적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흥국 금융시장이 심상찮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달러화 강세가 굳어지면서 신흥 시장에 머물던 투자 자금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린 데 이어 터키, 브라질 등도 위험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1997년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또 다시 위기가 오고 있다는 ‘10년 주기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 등 아시아 국가까지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15일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와 메리츠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3~9일 신흥국 펀드에선 총 36억7,000만달러(3조9,000억원)가 빠져나갔다. 특히 신흥국 채권형 펀드 자금은 3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선진국 펀드에는 6억1,000만달러가 유입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달 25일 3.028%를 기록한 데 이어 15일(현지시간) 뉴욕에선 장중 한 때 3.069%까지 올라 지난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국가를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자금 유출은 해당 통화 가치 하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4월 이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24.1%나 하락했다. 아르헨티나는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40%까지 높였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터키 리라화,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도 같은 기간 10.8%, 9.6% 떨어졌다.

신흥국 시장의 자금 유출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코스피 9,503억원, 코스닥 346억원 등 총 9,849억원에 달한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지난달 30일 2,515.38까지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2,458.54까지 빠졌다. 같은 기간 원ㆍ달러 환율도 1,068원에서 1,073.8원으로 올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 같은 긍정적인 뉴스에도 외국인 투자가 위축된 것은 터키, 아르헨티나의 통화 위기 이슈가 신흥시장 전반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흥국 통화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까지 뒤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는 외환위기 이후 대외 부채를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쌓으면서 위기 대응 능력을 쌓았다. 아르헨티나나 터키 등 위기 국가에 비해 환율 약세 폭도 크지 않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아시아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특히 원화 가치는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위기가 도래하지 않는 이상 한국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상승이 지속되는 동안 다른 국가들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자금이 신흥국에서 계속 유출될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내년 말까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6%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댄 스투루이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이미 완전 고용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감세와 지출 한도 증대 등의 부양책이 올해와 내년 경기 과열을 불러 통화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 급락이 신흥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잠재적인 리스크는 경계해야 한다”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면 신흥국의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도 “일말의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 당국도 컨틴전시플랜(비상 계획) 준비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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