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한 언론의 오보 때문에 우리는 또 죽습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1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를 통해 본 언론 보도의 문제점' 피해 증언대회에 참석해 "일상적 보도 관행 때문에 세월호 참사로 남겨진 사람들은 계속해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위원장은 "참사 당시 진도에 온 기자들이 악의를 가지고 취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원래 하던 대로 그냥 한 건데, 이 때문에 진도에서 우리는 죽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위원장은 또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쓰인 세월호 참사 뉴스 특보 화면도 평소에 일하던 방식 그대로 편집했다더라"며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 뉴스 화면을 고의로 쓴 건 아니지만, 우리는 다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앞서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은 지난 5일 방송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을 뉴스 보도 형태로 편집하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특보 화면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특히 과거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어묵'이라고 모욕했다가 공분을 산 사례가 있어 이번 논란은 더 커졌다.
유 위원장은 "그럼 어떻게 보도하는 게 맞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며 "따라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정부 등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취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재난 보도에서 언론 역할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현장 중심의 보도가 아니라 정부 기관이 제공한 보도자료 중심으로 보도하기 때문에 참사에서 언론에 의한 2차 피해가 계속된다"며 "속보성 위주로 보도하다 보니 '전원 구조' 같은 오보도 나온다"고 꼬집었다.
김 사무처장은 이어 "현재 재난 보도 가이드라인에는 언론의 진실 전달을 위한 준칙보다는 통제의 개념이 더 많지 않은지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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