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무라 다카시 가톨릭대 교수
아사히 기자 시절 故 김학순 할머니 취재
위안부 문제 첫 공론화 공로 인정
올해 김용근 민족교육상 수상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초 보도한 우에무라 다카시(59) 가톨록대 초빙교수가 ‘김용근 민족교육상’을 받았다.
김용근선생기념사업회는 1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학생문화회관 잔디광장 김 선생 흉상 앞에서 우에무라 다카시 교수에게 제24회 김용근 민족교육상을 시상했다. 우에무라는 2016년 3월부터 가톨릭대에서 초빙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공론화해 일본 사회의 양심을 일깨우고 진실 규명에 공헌한 우에무라 전 기자가 김용근 선생의 실천적 삶과 맞닿아 있다”고 민족교육상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우에무라 교수는 1991년 8월 11일 아사히신문에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 전 조선인 종군위안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해 위안부 문제를 최초로 보도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기록한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당시 67세)의 증언을 기사화한 것이다. 이 기사가 보도된 지 사흘 뒤 김 할머니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후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제 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당시 일본 내 우익세력들은 이 기사가 한일관계와 일본의 이미지를 악화시킨 ‘날조된 기사’라고 맹공격했다. 우에무라 교수는 2014년 고베 쇼인여자학원대학 교수로 전직하려 했지만 일본 우익세력들의 폭력과 협박에 임용이 취소됐고, 홋카이도 호쿠세이학원대학 강사시절에는 임용을 취소하지 않으면 학교를 폭파하겠다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 이에 우에무라 교수는 ‘나는 날조기자가 아니다’는 책을 내고 진실을 알렸고, 이 책은 2016년 국내에 한국어판으로도 출간됐다.
우에무라 교수는 “저는 나쁜 역사를 직시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그 기억을 전달해 다시는 그런 인권피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라 생각했다”며 “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기사로 썼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 민주화의 성지에서 민족교육상을 받게 돼 감동하고 있다”며 “광주 사람들이 ‘우에무라 자네는 광주의 친구다. 열심히 하라’라는 마음으로 상을 준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평생을 평교사로 광주와 전남ㆍ북지역 여러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쳤던 석은 김용근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두 차례 투옥됐고, 5ㆍ18민주화운동 때도 제자들을 돕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85년 김 선생이 타계하자 광주고와 광주일고, 전남고, 전주고 제자들이 스승의 뜻을 기리기 위해 95년 김용근 민족교육상을 제정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