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설문조사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가장 부담”
“한국 내 사업 확장할 것” 응답도 31.7%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투자기업이 가장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요소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같은 노동정책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종업원 수 100명 이상인 외국인 투자기업 120곳을 상대로 경영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응답 기업의 65.0%는 근로시간 단축ㆍ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을 가장 부담이 되는 정책으로 꼽았다. 이어 ▦증세ㆍ세제지원 감축 등 조세 정책(16.7%) ▦공정거래 하도급 규제(7.5%) ▦영업시간ㆍ출점 규제 등 유통 관련 규제(5.0%) ▦기업 지배구조 관련 입법(3.3%) 등을 지목했다.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또 우려되는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증가(53.3%)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21.7%) ▦사회보험료ㆍ조세 부담 인상(10.3%) ▦청년고용 할당제(8.3%)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등 사업 규제(3.3%)를 차례로 꼽았다.
이들은 지난 5년간 한국에서의 기업 경영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응답 기업의 22.5%는 ‘개선됐다’고 답했지만 ‘악화됐다’는 답도 21.7%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나머지 55.8%는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외국인 투자기업의 31.7%는 ‘앞으로 한국 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답했다. 56.7%는 ‘현행을 유지하겠다’고 했고, 11.6%는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한국의 기업 경영 환경이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54.2%)이라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우수하다’는 응답도 33.3%에 달했고, ‘열악하다’는 답은 12.5%에 그쳤다.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는 ▦인허가 등 규제 완화 ▦규제 속도와 범위 조정(각 25.0%)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정책 추진(23.3%) ▦주거ㆍ교육 환경 등 인프라 구축(10.8%)이 뒤를 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외국인 투자기업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이므로, 이들이 부담으로 느끼는 노동 관련 정책들에 대한 속도 조절과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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