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날이군요" 인생 마지막 헌혈을 하게 된 81세의 제임스 해리슨 할아버지가 한 말입니다. 제임스는 희귀한 혈액을 갖고 있는데요. 신생아가 걸리는 Rh 용혈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혈액입니다. Rh- 임산부가 Rh+ 태아를 임신했을 경우, 임산부의 혈액이 태아의 혈액 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인데요. 이는 신생아에게 빈혈, 뇌 손상을 유발하거나 심하면 유산에 이르기도 하죠. 1960년대 제임스의 혈액에 든 항체가 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의사들은 그의 항체로 '안티 D' 주사를 만들어 240만 명의 아기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제임스는 61년간 무려 1천173회의 헌혈을 했습니다. 기네스 기록에도 올랐죠.
제임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14살 때 폐 하나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어요"라며 "저 또한 모르는 사람에게서 13ℓ의 피를 수혈받았고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 헌혈을 하기로 아버지와 약속했죠"라고 말했습니다. 바늘이 들어갈 때가 무섭지만 기쁜 마음으로 헌혈을 해왔다는 제임스.
고령으로 더는 헌혈이 어렵습니다. 마지막 헌혈에는 적십자에서 감사 파티를 열어 그의 도움을 받은 임산부와 아기를 초대했습니다. 텐뉴스(TEN News)와의 인터뷰에서는 "제가 세운 기네스 기록이 깨진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누군가 천 번의 헌혈을 했다는 뜻이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희생을 마다치 않았던 그의 삶이 존경스럽습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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