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인재 1호’ 정대유도 탈당
‘안철수의 사람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다. ‘안철수 키즈’로 불리던 강연재 변호사가 14일 자유한국당 후보로 6ㆍ13 재보선 출사표를 낸 게 첫 충격이다. 그것도 지난해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사퇴로 재보선 지역이 된 서울 노원병이다. 공교롭게 안 후보가 올 3월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첫 작품으로 영입한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 마저 이날 탈당 소식을 알렸다. ‘제 2의 안풍(安風)’을 내걸고 대선 패배 1년 만에 지방선거 출마라는 강수를 뒀지만, 정치인 안철수의 입지가 도리어 좁아지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노원병 재보선 후보로 강연재 법무법인 나우리 변호사를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홍준표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고 “노원병 후보가 강 변호사로 확정되면서 6ㆍ13 선거의 퍼즐이 끝났다”며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는데 강 변호사가 당을 위해 노원병 출마를 결심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2016년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 후보로 서울 강동을 선거에 출마했다. 지난해 대선 때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중앙선거대책본부 TV토론부단장으로 활약했다. 이런 이력으로 ‘안철수 키즈’란 수식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난 1월 강 변호사는 돌연 국민의당을 탈당하고 홍준표 대표의 법률특보를 맡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5년 간 나름의 정치를 해왔지만 중도라는 건 독립된 정치영역으로 존속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대한민국 보수의 큰 집인 한국당에서 중도성향의 국민까지 아우르며 대중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신보수의 시대를 새롭게 여는 밀알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가 도전장을 낸 노원병이 안 후보의 지역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탈당과 출마는 안 후보에게 뼈아프다. 더구나 이 곳은 바른미래당이 당내 갈등으로 후보 선정조차 못하고 있는 지역이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표심을 두고 경쟁하는 한국당이 바른미래당과 안 후보의 ‘아픈 곳’을 제대로 찔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기야 바른미래당의 ‘영입 인재 1호’였던 정대유 전 차장 마저 지난 9일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자신의 송도 6ㆍ8공구 개발 커넥션 의혹 제기에 관한 인천시의 파면이 부당하다며 지난달 공무원 소청심사를 청구한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뀌면 일선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인천시장 출마 생각이 있었는데 당에서 문병호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하면서 뜻이 무산돼 탈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잡음만 계속돼 안 후보의 미래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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