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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ZTE 제재 완화” 돌연 유화 제스처... 미중 무역갈등 진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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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ZTE 제재 완화” 돌연 유화 제스처... 미중 무역갈등 진정되나

입력
2018.05.14 16:5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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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중국의 대표 통신 장비 업체인 ZTE 제재 완화를 물꼬로 진정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대형 휴대전화 업체인 ZTE가 신속하게 다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며 사실상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그는 미 상무부에도 관련 지시를 내렸다면서 “(ZTE가) 중국에서 너무 많은 일자리를 잃었다”고 걱정까지 했다. 지난달 16일 상무부가 미국의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7년 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차단한 금지령을 뒤집은 것이다.

이후 백악관도 미 관료들이 중국 당국과 ZTE 관련 사안을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ZTE는 스마트폰 판매에서 세계 9위 시장점유율을 구가했지만, 미국 업체들로부터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메시지를 두고 중국과의 2차 무역 담판을 앞두고 모종의 타협을 시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침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이번 주 미국 워싱턴을 찾는다. 워싱턴포스트는 “ZTE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협상카드(bargaining chip)”라는 세간의 평가를 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는 “ZTE를 살리는 대신, 중국도 미국 농산품에 대한 관세를 현 상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도 화답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승인을 보류해온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업체 NXP 인수안 검토에 다시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주요 각국은 다국적 기업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반독점 규제를 심사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퀄컴의 NXP 인수안에 대해서 중국은 자국 시장과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거부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퀄컴이 실제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며, 지연 가능성도 여전하다”면서도 “승인이 이뤄진다면, 세계 최대 경제국 간의 무역 전쟁이 한발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의 환영과 달리 정작 미국에선 당황하는 분위기다. 특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상무부는 갑작스런 정책 변경에 패닉에 빠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란과 북한에 휴대폰을 판매한 행위에 대한 불법성이 문제가 돼 제재했는데, 이제 와서 풀어주면 정치적 편견이 개입된 결정이었다는 걸 증명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상무부 차관이었던 케빈 울프는 “행정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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