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드루킹, 선거에 영향’ 47.1%
막판까지 결과 예단 쉽지 않을 듯
6ㆍ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남지사 선거 초반 레이스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확실한 우위를 점한 양상이다. 하지만 김경수 후보가 연루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일명 드루킹 사건)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응답이 보수와 중도층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많아, 막판까지 결과를 예단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1,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경수 후보는 46.2%의 지지를 얻어 27.8%에 그친 김태호 후보를 크게 앞섰다.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는 1.9%였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14.7%였다.
4개 권역별로 나눠보면, 김경수 후보가 자신이 국회의원을 지낸 김해를 비롯해 동부권에서 58.5%로 김태호 후보(18.9%)를 압도했다. 김경수 후보는 인구수 105만으로 경남 최대 도시인 창원에서도 48.6%로 24.7%를 얻은 김태호 후보를 제쳤다. 반면 김태호 후보는 본인의 고향인 거창을 비롯해 진주 등 중서부내륙권에서 38.1%로 김경수 후보(37.7%)와 대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천과 통영 등 남부해안권에서도 두 후보(김경수 36.8%, 김태호 31.7%)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농업ㆍ어업ㆍ임업 종사자와 주부를 제외하고는 김경수 후보가 우세했으나, 자영업자층에서는 김경수 후보(40.9%)와 김태호 후보(38.3%)가 팽팽하게 맞섰다.
이번 조사에서는 김경수 의원이 연루된 드루킹 사건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설문도 진행됐다. 응답자 중 ‘영향을 미칠 것이다’ 라고 답한 비율이 47.1%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응답(41.3%)보다 높았다. 특히 중도층의 답변이 눈에 띄었다. 일반 지지율 조사에서 김태호 후보(28.6%)보다 김경수 후보(42.7%)에 후한 점수를 줬던 중도층은, 드루킹 사건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응답(50.3%)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40.4%)라는 답변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후보자 선택과 관련해서도 소속정당(18.4%)보다는 후보자 개인능력(40.0%)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향후 수사 결과와 특검 도입 여부에 따라 드루킹 사건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조사를 실시한 6개 지역 중 경남에서의 한국당 정당 지지율이 24.3%로 서울(12.2%)이나 경기(11.8%)에 비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남은 한달 동안 표심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 경남이라는 분석이다.
경남 지역 사정에 능통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선 때도 전국에서 대구ㆍ경북을 제외하곤 유일하게 홍준표 당시 한국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앞설 정도로 보수층의 지지기반이 탄탄한 지역”이라면서 “드루킹 사건 변수가 진행형이어서 막판까지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위기감을 느낀 여권지지층이 결집할 개연성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서울ㆍ부산ㆍ인천ㆍ경기ㆍ충남ㆍ경남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ㆍ녀를 대상으로 했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5월 11, 12일 이틀간 조사했다. 지역별로 각각 800명씩 응답했다. 유선전화 임의걸기방식(RDD)와 3개 통신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했다. 응답률은 서울 15.9%, 부산 16.3%, 인천 15.2%, 경기 16.1%, 충남 19.1%, 경남 18.7%였다. 2018년 4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기타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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