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NH투자증권 챔피언십
작년엔 1•2부 겸업 강행군
연장 2차전에서 김소이 제쳐
3년 무명 설움 떨치고 감격 첫 승
인주연(21ㆍ동부건설)이 연장 접전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인주연은 13일 경기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파72ㆍ6,543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NH투자증권 챔피언십(총 상금 7억원ㆍ우승 상금 1억4,000만원) 최종 3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1, 2라운드에서도 단독 선두를 달린 그는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작성해 김소이(24ㆍ피엔에스창호)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우승 기회였다. 18번 홀(파4)에서 펼쳐진 연장 1차전에선 둘 모두 파를 했다. 연장 2차전도 비슷한 거리의 퍼트를 남겨놓은 상황. 김소이가 먼저 버디 퍼트를 시도했고 이것이 홀을 살짝 지나쳐 파로 홀 아웃 했다. 반면 인주연은 약 4m 거리 오르막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이내 눈물을 쏟아낸 그는 김소이의 따뜻한 축하 포옹을 받으며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인주연은 지난해 1ㆍ2부 투어를 겸업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2015년 1부 투어에서 루키 시즌을 보낸 그는 상금 순위 70위에 머물러 그 해 다시 시드 순위전을 치러야 했다. 상금 60위 안에 들지 못하면 다음해 시드를 잃는다. 인주연은 2015년 말 시드 순위전 입상에 실패해 2016년 2부 투어로 강등됐다. 그 해 드림투어 상금 순위 35위로 2017년 드림투어 시드를 확보한 그는 2016년 겨울 다시 도전한 시드 순위전에서 14위를 지키며 2017년 1부 투어 카드까지 따냈다.
주중에는 드림투어, 주말에는 정규투어를 오가며 펼친 1ㆍ2부 겸업 강행군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해 KLPGA투어에 25차례 출전했지만 11차례 컷 탈락했고 상금 랭킹은 71위에 그쳐 시드를 잃었다. 그러나 8차례 치른 2부 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해 올 시즌 1부 투어 카드를 손에 넣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드림투어에서는 이례적으로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호반건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부터 2타 차 단독 1위에 나선 인주연은 3년 간의 설움을 떨칠 각오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종일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펼쳐진 2라운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3타를 줄이는 등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이날 우승으로 상금 1억4,000만원을 확보해 10위 안에 진입한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당분간 시드 걱정을 덜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인주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언젠간 기회가 분명히 올 테니까 ‘차분하게 치자’고 끊임없이 내 자신을 다독이며 플레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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