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유엔본부 ICSB포럼서 연설
“사람은 공기 없이 살 수 없지만 공기를 위해 살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기업에게 이익은 생존을 위한 연료지만 그 자체가 경영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을 위한 경영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유엔(UN)본부에서 각국 중소기업인들을 상대로 ‘인본주의 경영론’을 설파했다.
13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신 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세계중소기업협회(ICSB) 포럼에서 ‘지속가능한 인본주의적 이해관계자 경영’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ICSB포럼에서 한국 기업인이 기조연설을 한 것은 신 회장이 처음이다.
신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선친인 신용호 창립자 때부터 이어져온 교보의 기업 문화와 생명과 사람을 중시하는 생명보험업의 인본주의적 바탕이 경영 철학의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임전문 의사 출신인 자신도 시험관 아기를 연구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본주의적 이해관계자 경영’의 정의에 대해 “고객과 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정부당국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모두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모든 이해관계자를 균형 있게 고려할 때 기업의 이익은 더욱 커지고 모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을 통해 지속가능 경영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경영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익이 아니라 바로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발전하는 것”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경영자는 특정 그룹의 이익을 위해 다른 그룹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끊임 없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경영혁신의 핵심 요소로 사원들이 공감하는 비전의 수립과 의사소통도 꼽았다. 그는 “기업의 비전과 전략은 사원들이 공감해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며 “비전과 전략을 널리 공유하면 사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경영의 기본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이 열린 마음으로 직원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직원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차용해 “모든 이해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강한 주인의식을 갖고(Of the people),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기업경영에 참여하며(By the people),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기업경영의 최종적인 수혜자가 돼야 한다(For the people)”고 다시 강조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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