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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당, 결국 기댈 곳은 충청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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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당, 결국 기댈 곳은 충청 표심

입력
2018.05.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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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대표와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가 10일 충남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충남 필승결의대회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대표와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가 10일 충남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충남 필승결의대회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연합뉴스

6ㆍ13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초반 레이스에서 자유한국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승부처로 예상했던 부산ㆍ경남(PK)을 비롯해 수도권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텃밭인 대구ㆍ경북(TK)을 제외하면 홍준표 대표가 목표로 내세운 6+@ 달성은 점점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충청 민심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는 얘기가 조금씩 흘러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충청은 한국당에게 호락호락 한 지역이 아니었다. 집권당 시절이던 2010년과 2014년에도 충북지사와 충남지사, 대전시장 등 3곳의 광역단체장을 모두 야당에 내줄 정도로 약세를 보였다.

당초 이번 선거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 등을 감안할 때 한국당의 당세로 경쟁하기에 역부족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권에서 충청 대망론의 선두주자로 꼽혔던 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의혹에 연루돼 하루 아침에 위상이 급전직하하면서 민심이 조용히 요동쳤고, 한국당에도 한줄기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직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에 앞서는 양상이지만, 주변 상황을 고려하면 막판 뒤집기가 가장 유력한 곳이 충청일 수 있다는 얘기가 한국당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한국당이 기대하는 충청 바람의 진원지는 충남지사 선거다. 한국당은 자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충남 내륙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는 한때 충청의 맹주였던 이인제 후보의 이름값이면 양승조 민주당 후보를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충남의 최대 인구가 포진해 있는 천안이다. 천안에서 4선을 지낸 양 후보의 지지가 견고하지만, 이 곳에서 큰 격차로 밀리지 않으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대전시장 선거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역시 대전시장과 19대 국회의원까지 지낸 박성효 한국당 후보가 유성구청장 출신의 허태정 민주당 후보보다 관록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만난 충청권의 한 한국당 의원은 “충남지사는 물론 대전시장 선거도 한번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외적 변수도 한국당의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당은 수도권과 PK 등 다른 접전 지역에 비해 충청이 중앙 무대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져 있다는 부분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남북화해 분위기 등 정국 이슈가 전반적으로 여권에 유리한 상황에서 중앙정치의 바람을 덜 탄다면 철저하게 지역 중심의 선거 전략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방선거 직후 예상되는 한국당 당권 경쟁도 충청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 후보에 전직 원내대표 ‘3인방’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정진석 정우택 의원 등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차기 당권 경쟁에서 지방선거 성적표를 무시할 수 없는 이들이 충남지사(이 전 총리)와 충북지사(정우택 의원)를 지낸 자산을 바탕으로 자당 후보 지원 사격에 나설 경우,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충청을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이라 하는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며 “이른감이 있지만 전례에 비춰 보면 이번에 충청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해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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