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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역발상] "50년 아파트에 3700만원 투자… 새집 안 부러워"

입력
2018.05.12 09: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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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이재한씨 집 매입 및 수리 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이재한씨 집 매입 및 수리 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입주 50년이 다되어 가는 서울 미동아파트와 서소문아파트는 집안을 모조리 허무는 전면 리폼을 진행했다. 외벽만 남겨두고 천장, 바닥, 방, 화장실, 베란다를 철거한 후 사실상 새 집을 짜 넣었다. 자재비에 인건비를 더한 수준의 동네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진행했다. 면적이 거의 두 배인 미동아파트(95㎡ㆍ약 29평)는 서소문아파트(52㎡ㆍ16평ㆍ3,500만원)와 비슷한 3,700만원을 지출했는데, 브랜드 제품을 최소화하면서 소파 식탁 등 기존 가구를 재활용해 비용을 아낀 덕분이었다.

[저작권 한국일보] 이재한씨 아파트 수리 상세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이재한씨 아파트 수리 상세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은호씨의 성북좋은아파트 내부공사는 인테리어 업체에 일임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런 느낌의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콘셉트를 전하고 디자이너 역량에 맡긴 경우다. 친한 업자들이 많았지만, 포트폴리오를 보고 원하는 느낌의 업체를 골라 진행했다. 이 방식은 대개 대중적인 제품보다는 중고급품이 쓰이고 디자인 비용도 감안돼 가격대가 높다. 미대 출신으로 한때 작품활동을 했던 이씨는 “공간을 디자인한 비용을 지불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저작권 한국일보] 이은호씨 집 매입 및 수리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이은호씨 집 매입 및 수리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아이들을 위해 욕실과 베란다 바닥까지 열선을 깔고 고급형 섀시를 설치하니 견적이 급상승했다. 섀시 같은 기능성 제품이나 조명 등 미적 취향이 가미된 제품은 사양을 조금만 올려도 가격이 두 배, 세 배로 뛴다. 결국 거실창은 기존 것 그대로 쓰기로 했다. "거실창 교체에만 1,000만원 추가되더군요." 그럼에도 예상 견적 8,000만원보다 4,000만원을 더 지출했다.

고금숙씨의 다세대주택(가나다맨션)은 ‘선택과 집중’을 한 경우다. 고씨는 철저하게 ‘단열’과 ‘친환경 자재’에만 지갑을 열었다. 총 1,700만원 가운데 단열벽, 1등급 보일러, 열반사 페인트, 고효율 창호, 패킹식 문풍지 등 단열에만 1,200만원을 썼다. 초절수형 변기(일반형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와 중수시스템을 설치한 화장실에 300만원, 도배ㆍ장판 등 기타 비용으로 200만원이 들었다. “셋집을 다녀보면 싱크대, 세면대, 방문, 창만 그럴듯하게 고쳐진 곳이 많은데, 살아보니 너무 춥고 힘들었어요. 엄마가 방문 하나 못 바꿨냐고 타박하지만 전혀 후회 없어요.”

[저작권 한국일보] 고금숙씨 집 매입 및 수리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고금숙씨 집 매입 및 수리비용. 그래픽=송정근 기자

서대문에서 리모델링 업체를 15년째 운영 중인 ‘푸른설비’ 박찬영 소장은 “요즘 기초 공사보다는 눈에 보이는 곳만 멋있게 바꾸려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관, 전기 등 보이지 않는 내부 공사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화장실 공사에서 고급 타일만 붙이고 끝내는 경우도 있는데, 노후 배관은 무조건 바꾸고 방수 처리를 해야 하자가 없다”고 했다.

99㎡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비용 예시. 그래픽=송정근기자
99㎡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비용 예시. 그래픽=송정근기자

내부 리모델링 비용에는 정답이 없다. 면적, 자재, 취향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 셋, 화장실 두 개짜리 99㎡(30평)대 리모델링에는 ‘최소한’ 얼마가 필요할까. 박 소장은 “내부 공사를 포함해 3,500~3,600만원, 기간은 3주부터”라며 “요즘 유행하는 매립식 조명을 설치하거나 부엌, 화장실에 고급 사양을 택하면 견적이 크게 뛴다”고 덧붙였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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