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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과 회담 큰 성공” 장담… 백악관 “ 몇 개 이유로 깰 수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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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과 회담 큰 성공” 장담… 백악관 “ 몇 개 이유로 깰 수도” 경계

입력
2018.05.11 17:5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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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北에 큰 이바지”

백악관, 북한에 성의 유지 요구

“한 달 넘게 남아, 목표는 CVID”

힐러리 “北 자주 약속 번복” 경고

전문가 “회담 성공 예상, 비핵화 글쎄”

다음달 16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음달 16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도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서 인디애나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지원 유세에 참가하기 위해 전용기에 오르기 전,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 큰 성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애나주 엘크하트 유세장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 세계를 위해 뭔가 매우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억류 미국인 귀환 환영행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북한을 ‘현실세계’로 이끌고 싶어한다고 호평하고 사의를 표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이번 일(억류자 석방)로 본인 스스로와 북한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통해 외교적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측근 참모와 회담 실무자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이번 회담의 목표가 CVID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일본 NHK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기대가 무엇인지 북한에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CVID다”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워트 대변인은 “우리는 현실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북한과 계속 협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회담 전까지 쟁점과 관련된 추가 논의가 이어지리라는 점도 시사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아직 회담까지 한 달이 넘게 남았다. 몇 가지 이유로 깨질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성의 있는 태도를 유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회담이 무산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의 호전적 행동 등은 회담을 깰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철수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도 “예측은 않겠지만, 우리의 목표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것은 CVID”라고 말했다. CVID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할 경우 회담이 결렬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대체로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궁극적 비핵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로버트 매닝 애트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한국 언론에 “궁극적인 비핵화 이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이지만 이번 북미 회담 자체는 성공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체제보장을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됐다면 동북아 번영의 중요한 진전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언적인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의 성과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민주당은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호주 멜버른에서 “외교에 희망을 걸어 본다”면서도 “미국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 협상이라는 점과 북한이 자주 약속을 깨뜨렸다는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찬사를 받고 사진촬영 기회를 얻고 싶은 나머지 강력하고 지속적인 합의 대신 성급하고 나쁜 타협에 머물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11일 워싱턴 외교가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싱가포르 회담에 참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지난 1개월 동안 김 위원장을 2차례나 만나 존재감을 과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회담 실현에 시 주석의 구체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사의를 표했다”며 시 주석의 참석 가능성을 예상했다. 이날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이냐는 기자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북미 정상이 만나 긍정적 성과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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