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전폭적 지지”
유럽 언론들도 기대 섞인 전망
세계 각국은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가 발표되자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도 한반도 정세의 전환을 기대하며 성공을 기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거둔 적극적인 (관계) 진전을 환영한다”면서 “회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재추진하고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며 지역의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안정을 실현할 수 있는 길로 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관영 CCTV는 이날 “유관 각국의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가 대전환의 기회를 잡게 됐다”면서 “북한이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전격 송환하면서 북미 간 우호 기류가 조성된 만큼 미국의 향후 태도가 더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고 유관 각국이 공동 노력한 결과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ㆍ안정을 위한 다시 없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전문가들도 첫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개최지 선정 결과를 긍정 평가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회담 날짜와 장소가 발표된 건 양측이 비핵화와 체제보장 문제에서 합의에 근접했다는 의미”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싱가포르는 미국 입장에선 중립지역이자 역사적으로 동맹국이고, 북한 역시 과거에 상당한 교역관계를 유지했고 지금도 반감이 없다는 점에서 실무형 회담 장소로는 양측 모두 수용 가능한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를 방문 중 취재진과 만나 “역사적인 회담을 통해 핵과 미사일, (일본인) 납치문제에서 진전을 보이는 기회가 되기를 강하게 기대한다”며 환영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미국에 일본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미국과 함께 준비할 것”이라며 “한미일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국제사회와 확실하게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도 “한국이나 북한의 역할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판문점이나 평양 대신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돼 ‘재팬 패싱’우려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 언론도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 발표를 주요 뉴스로 타전하면서 예상 의제와 전망 등을 소개했다. 또 전날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의 귀국 소식을 전하며 북미 정상회담이 납치문제 해결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일정과 장소가 결정됐다는 것은 양측이 물밑에서 어느 정도 합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확정된 것에 대해 “이런 과정을 지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는 어떤 논의도 환영한다”며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 언론들도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으로 양국 화해의 정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슈피겔도 온라인을 통해 “그 동안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에 북한 지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전했다. 프랑스 공영 프랑스텔레비지옹도 인터넷판을 통해 “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이번 정상회담은 이미 역사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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