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폼페이오, 미국인 석방 확신 못 한 채 방북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폼페이오, 미국인 석방 확신 못 한 채 방북했다”

입력
2018.05.11 16:13
2면
0 0

김정은과 면담 후 ‘행운의 사인’

고려호텔 내 반미 선전엽서 판매

철갑상어ㆍ바닷가재 등 오찬 제공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3명인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씨가 10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도착해 자신들을 데리고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포옹하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AP 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3명인 김동철,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김학송씨가 10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도착해 자신들을 데리고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포옹하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AP 연합뉴스

9일 북한을 방문해 억류 미국인 3명을 대동하고 미국으로 돌아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석방 직전까지 이들의 석방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 방북에 동행한 캐럴 모렐로 WP 기자의 방북 뒷얘기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모렐로 기자는 북한으로 출발한 9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과 함께 돌아올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을 포함한 그 누구도 북한에서 언제, 누구를 만날 지 알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모렐로 기자는 북한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미국인 석방에 대해 물었지만 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을 석방하는 것은 “훌륭한 제스처”이며 “옳은 일을 하도록” 북한에 요청할 것이라 말했다.

모렐로 기자가 북한에 머문 시간은 약 13시간. 그가 전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기와 미국인 석방 결정 과정은 극비 첩보 작전을 방불케 했다. 9일 의사ㆍ상담사 등과 함께 평양행 비행기에 오른 폼페이오 장관은 알래스카와 일본을 경유해 10일 오전 평양에 도착했다. 일행은 고려호텔로 이동했고 모렐로 기자를 포함한 취재진은 호텔 로비에서 10시간 가량 대기했다. 경호원 없이 호텔 밖으로 이동하는 것은 금지됐고 휴대폰과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이동은 제한됐지만, 모렐로 기자는 취재진이 고려호텔 내부에서 엿볼 수 있었던 북한의 내부 일면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고려호텔 내부의 작은 식료품점과 공예품 가게에서 파괴된 자유의 여신상이 그려진 반미 선전 엽서를 목격했다. 호텔 내 오찬장에는 철갑상어ㆍ거위ㆍ바닷가재ㆍ스테이크ㆍ잣죽ㆍ바나나 아이스크림 등이 제공됐다. 모렐로 기자는 “정권이 일반 북한 주민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나라에서 너무 많은 음식이 제공돼 폼페이오 장관의 일부 참모들은 죄책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오찬을 마치고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면담이 이어졌다. 기자들은 면담장 출입이 제한됐다. 면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은 “기쁜 소식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며 손가락을 꼬아 ‘행운의 사인’을 보냈다.

억류자들은 이날 오후 7시쯤 풀려났다. 기자들은 석방된 억류자들과 대화할 수 없도록 사전를 안내 받았다. 억류자들을 태운 비행기가 한반도 상공을 벗어나자마자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인 3명이 풀려났다고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이를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미국인 3명의 석방 소식은 전 세계로 전해졌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한솔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