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모두 인정해도 벌금형
“조용히 처리해야 형량 안늘어”
경공모 회원들에 입단속 지시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이 최근까지 경찰 조사에 불응하는 등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그 의도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경찰은 3차례 김씨가 구속돼 있는 구치소로 접견 조사를 갔지만 김씨 거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자 10일 겨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김씨는 구속 전 조사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조사 거부는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을 의식한 책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씨는 1월 17일 네이버에 게시된 평창 올림픽 관련 기사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 2개 공감수를 불법 조작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기소가 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판례상 혐의를 모두 인정되더라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칠 뿐 실형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 김씨는 구속 이후 경공모 회원들에게 “조용히 처리해야 형량이 늘지 않는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만에 하나 다른 범행 사실이 수사로 밝혀져 혐의가 추가되면 실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에 던지는 무언의 메시지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김씨는 구속 직전 페이스북에 “2017년 대선 댓글 부대의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려줄까”라는 협박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드루킹 일당과 정치권 커넥션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루 정치인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만은 아닐 것이라는 말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일반적인 범죄자와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체포영장 발부로 압송된 후 질문에 답만 하는 정도이지 적극적인 진술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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