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미 정상회담 관련 논의를 한 뒤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고 한다. 북한 매체들은 10일 북미 정상회담을 처음으로 공식 거론,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과 김 위원장 접견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생산적 대화’를 거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막판 조율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흐리게 했던 난기류는 사라지는 분위기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서 13시간을 체류하는 동안 김 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정상회담 시기 및 장소, 의제 등 3대 쟁점을 사실상 타결지었다. 회담 시기와 장소는 6월12일 싱가포르로 확정됐다.
북미 양측 반응을 보면 막판까지 기싸움을 벌이던 비핵화 의제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영구적인 비핵화(PVID)’와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반발을 사면서 정상회담 불발설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행 비행기 안에서 ‘완전한 비핵화(CVID)’로 복귀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북미 양측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비핵화 시간표와 대상 등 큰 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윤곽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상원 세출위 청문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이러한 협상들이 유익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낙관론에 이유가 있다”고 밝혀 북미 핵 담판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무엇보다 북한의 억류 미국인 석방 조치가 북미 간 불신을 해소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단초가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3명의 석방 자국민들을 마중하기 위해 직접 앤드류 공군기지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을 석방한 김정은에 감사한다. 정상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미국의 막바지 압박에 김 위원장이 깜짝 방중으로 맞대응하던 지난 며칠 동안의 불안했던 순간을 감안하면 북미의 막판 조율 결과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의 큰 틀에 합의했다 해도 검증ㆍ사찰의 이행 문제가 남는다. 하지만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을 조율하기까지 견지했던 진지한 자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앞으로 큰 난관은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물을 이어받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대장정을 완성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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