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서균(26ㆍ한화)의 별명은 ‘미스터 제로’다. 20경기에 나가 12.1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상대에게 실점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9일 넥센전에서도 0.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홀드를 기록, 이 부문 공동 5위(6개)에 올라 있다.
마운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서균은 사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스위치’ 타자였다. 평범한 외야수였던 서균이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어머니 역할이 컸다고 한다. 서균의 어머니는 고등학생이 된 서균에게 투수를, 그것도 ‘사이드암’ 투수를 콕 집어 추천했다. 서균이 공을 던질 때 가장 편한 폼을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로는 타석에 한 번도 선 적이 없다. 짧은 시간에 타자에서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하기 위해 개인 지도까지 받았다. 서균은 “사이드암으로 던져봤는데 공 움직임도 좋고 폼도 의외로 내게 잘 맞았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사이드암 투수로 2014년 한화에 입단, 군 복무까지 마치고 지난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1군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2017년 14경기에 출장해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늘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뭔가 보여주겠다”라는 압박감에 제구까지 흔들린 탓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공 움직임은 더욱 좋아졌고 무엇보다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었다. 서균은 “예전엔 1군 마운드에만 오르면 긴장됐다”면서 “지금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고 기용해주셔서 조바심내지 않고 공을 던진다”라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좋은 모습으로 일찌감치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서균은 이젠 한화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될’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박주홍과 박상원 등 신예 불펜진까지 합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리그 최강 불펜’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2007년 이후 단 한번도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한화가 리그 상위권을 달리는 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주변에서는 ‘신인왕’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서균은 “나보다는 우리 팀 (박)주홍이가 더 자격이 있다”면서 수상 가능성에 손을 내저었다. 그러면서도 올해 목표는 뚜렷했다. 서균은 “개인 목표는 없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반드시 팀을 가을 야구에 올려놓겠다. 작지만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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