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은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전경련 한국경제연구원 대체할지 주목
“고령화 등 근본 문제 연구”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할 묵직한 어젠다를 던져 보겠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3월 연임과 함께 설립 의사를 밝혔던 민간 싱크탱크가 다음 달 초 공식 출범한다. 새 연구조직의 명칭은 ‘지속성장 이니셔티브(SGIㆍSustainable Growth Initiative)’로 정해졌다. 박 회장의 “한국경제를 변화시킬 사회적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반영한 것이다. SGI는 그간 재계 입장을 대변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싱크탱크 한국경제연구원의 위상을 대체할 연구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SGI 초대 원장으로 위촉된 서영경(55)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0일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전략적인 핵심 어젠더들을 연구해 제시해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구소’ 식의 통상적인 명칭 대신 ‘이니셔티브’가 들어간 이름을 지은 것도 “변화의 동인을 만들어 보자는 설립 취지를 반영하려면 이니셔티브가 적당하겠다”는 박 회장과의 논의 끝에 나온 것이라고 서 원장은 전했다.
대한상의는 “SGI는 기존 연구소가 수행해 온 거시경제 동향ㆍ분석에 그치지 않고 ‘전략적 경제 어젠더’를 설정하고 그 근인(根因)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서 원장은 “그간 고령화나 혁신성장, 일자리 등 주요 이슈마다 다양한 분석은 많았지만 중복과 공백 또한 적지 않았다”며 “한국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으려면 다방면의 실증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GI는 올해 연구할 주요 이니셔티브로 ▦성장과 혁신 ▦일자리 ▦고령화 대책 ▦남북 관련 어젠다 등을 꼽았다. 특히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북한경제 관련 연구에 대해 서 원장은 기존과는 다른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경제협력이 현실화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리 대비는 해야 한다”며 “다만 그 모델이 과거처럼 일방적, 인도적인 지원이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제한적 투자에 한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스스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프레임을 마련해야 하고 거기 도움이 될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필수 항목인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에서도 아직 현황파악도 안 되어 있고 재원조달 방안도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한국경제연구원과 SGI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그는 “그간 국내 싱크탱크들이 주로 국책연구소와 기업연구소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SGI는 미국의 유명 민간 싱크탱크들처럼 독립적인 연구와 목소리를 내는 조직으로 키워보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에서 28년간 근무하며 국제경제와 금융시장 분야 요직을 거쳤으며, 한국은행 최초 여성 임원에 올랐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