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금리역전’ 현실화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채권 차익거래가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외환거래 규모가 현행 통계 기준이 적용된 2009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외국환은행의 외환거래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은행(외국계 은행 지점 포함)의 외환거래액은 하루 평균 571억달러로 전분기(500억3,000만달러)보다 70억6,000만달러(14.1%) 증가했다. 거래 규모나 전분기 대비 증가액 모두 한은이 현행 기준으로 통계를 편성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거래 상대별로는 비거주자와의 거래 규모 증가율이 27.5%(49억달러→62억5,000달러)로 은행 간(15.3%), 국내 고객(6.6%)보다 높았다. 해외 금융기관이나 고객이 국내 은행에서 외환이나 관련 파생상품을 사고판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김진희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차익거래가 늘어난 것이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입장에선 금리 역전에 따른 달러화강세로 원화조달금리(외환스와프레이트)가 낮아지면서 한국의 낮은 금리수익을 상쇄할 수 있는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3월 국내 외환시장에서 외환스와프레이트는 -1.4~-1.3% 수준으로 급감한 바 있다.
상품별로는 현물환 거래규모가 227억8,000만달러, 외환파생상품이 343억2,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각각 16.1%, 12.8% 증가했다. 비거주자가 거래한 파생상품 중에는 통상 단기 채권투자에 병행되는 외환스와프(전분기 대비 17.9% 증가), 달러화 강세(원화 약세) 전망이 강할 때 거래가 활발한 선물환(16.1%) 거래의 증가폭이 높았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