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설득에 홍의락 “내가 저런 소리 듣고도 앉아 있어야 하나”
10일 여당 의원 없는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 파행
‘대구지역 국회의원과 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가 파행 운영됐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가 인사말 때 정부를 원색 비난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퇴장해 버리면서 여당 의원이 없는 반쪽짜리 예산협의회가 됐기 때문이다.
10일 오전 10시30분 대구시청 10층 대회의실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 간부 공무원, 홍 의원, 자유한국당 김상훈 대구시당위원장,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조 대표 등 대구지역 국회의원 11명이 참석해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재옥 한국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4당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이날 협의회는 각 당을 대표한 의원들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홍 의원은 “여당이라고 먼저 발언 기회를 준 것 같다. 대구경북이 정치논리로 지금은 홀대론을 펴고, 여당 때는 상대적 홀대론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예산확보가 안된다”며 TK 홀대론을 경계했다.
김 위원장은 “지방정부 입장에서 예산편성 환경이 좋지 않다. 차별적으로 편성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유승민 대표는 “2019년 예산이 실질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편성인데 정치적 홀대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파행은 조 대표가 마지막으로 인사말을 하면서 불거졌다. 조 대표는 홍 의원 이름을 거론하며 “이상한 정권이 들어와 이상한 나라가 됐다. 이런 정권 처음 봤다. 대구경북 인사는 참사 수준이고 경제도 참사 수준을 넘어섰다. 일자리정권이라고 하지만 성서ᆞ3공단에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며 정부에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홍 의원은 조 대표 인사말 도중 자리에서 일어섰고, 권 시장이 떠나는 홍 의원과 잠시 악수를 나누는 뜻밖의 장면을 연출했다. 권 시장은 “나가시더라도 비공개 회의할 때 가시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으나 홍 의원은 “내가 저런 소리를 듣고도 앉아 있어야 하나”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조 대표는 계속된 인사말에서 “홍 의원이 내 말을 듣기 싫은거다. 할 말은 하자”라며 홍 의원 퇴장에 대해 한 마디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날 예산정책협의회는 김 장관과 홍 의원 등 여당 의원 없는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한편 권 시장은 인사말에서 “여야 모두 중앙에서는 싸우더라도 지역에서는 대구 발전을 위해 함께하는 지혜를 발휘하자”고 당부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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