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경 안산대 교수팀 20만명 대상 성경험ㆍ성병 감염률 분석
우리나라 중ㆍ고등학생의 5%는 성경험을 했고, 이들 중 약 10%가 매독, 임질 등 성병에 노출된 적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학년별로는 중학교 3학년 때 성매개 감염에 걸린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정수경 안산대 교수팀은 2014~2016년까지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참여한 중ㆍ고등학생 20만5,631명을 대상으로 성경험과 성매개 감염률을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전체 조사대상 중ㆍ고등학생 중 성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은 남학생 6,905명, 여학생 2,810명으로 총 9,760명(5.0%)이었다. 남학생의 성경험 비율은 6.9%로 여학생(2.9%)보다 높았다. 첫 성관계 시작 연령은 평균 13.1세로 매년 점차 빨라지는 추세였다. 특히 성경험이 있는 중ㆍ고등학생의 9.7%가 성관계로 인해 성병 등 성매개 감염(임질 매독 클라미디아 성기 단순포진 성기사마귀 요도염 골반염 에이즈 등)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의 경우 중학교 1학년 때 8.5%였던 성경험률이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면 34.4%로높아져 10명 중 3명이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개 감염 비율은 중학교 3학년에서 15.3%로 가장 높았다. 중학교 2학년은 12.1%, 고등학교 1학년은 10.0%, 고등학교 2학년은 8.4%, 고등학교 3학년은 8.4%였다.
성관계 경험 시기가 빠를수록 성병에 노출되기 쉬웠다. 초등학교 때 첫 성경험을 가진 학생의 22.0%가 성병에 걸린 적 있으며, 중학생은 4.3%, 고등학생은 2.7%였다.
여학생 역시 고등학교 3학년 때 10명 중 3명(32.8%)이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개 감염 비율이 가장 높은 학년도 남학생과 마찬가지로 중학교 3학년이었으며, 성매개 감염 경험률이 21.2%로 나타났다. 중학교 2학년은 12.8%, 고등학교 1학년은 12.1%, 고등학교 3학년은 11.9%, 고등학교 2학년은 9.7%였다.
여학생도 첫 성관계 시기가 빠를수록 성병에 노출됐다. 초등학교 때 성경험을 가진 학생의 27.2%, 중학생 6.1%, 고등학생 3.2%가 성병에 걸린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요인도 성매개 감염 여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남자 청소년은 양친부모 모두와 동거하는 청소년보다 성매개 감염에 걸릴 확률이 2.23배 높았다. 여자 청소년은 부모와 같이 살지 않은 경우 2.52배, 양어머니 혹은 양아버지와 같이 사는 재혼가정인 경우 무려 4.83배나 성매개 감염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학교에서의 성교육 여부는 성매개 감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학생 50% 이상이 학교 성교육에서 성매개 감염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데서 드러나듯, 학교 성교육 커리큘럼에서 성매개 감염병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여자 청소년의 경우 양아버지 혹은 양어머니와 동거 여부가 성매개 감염과 큰 연관을 보이는 특징이 나타나, 이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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