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출국금지 조치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9일 "이 이사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고, 전날(8일) 법무부에서 승인했다"면서 “조만간 이 이사장을 피의자로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2014년 5월께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면서 손찌검 등 폭력을 휘두르고, 설계도면을 바닥에 내팽개치면서 공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폭행 및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와 운전기사,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등에게 욕설과 손찌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일부 피해자들로부터 피해 사실과 처벌 의사를 확인, 지난 4일 이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A4 용지 5장 분량의 해명자료를 통해 “최근 이명희 이사장의 일부 폭행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비롯한 분들께 사죄드린다”면서도 “일부는 사실과 달라 해명하고자 한다”며 18개 관련 의혹을 나열하며 반박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상속세 미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조 회장이 조중헌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의 사학재단인 정석인하학원(인하대)의 갑질 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인하대 총학생회동문협의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은 8일 오전 인하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그룹의 갑질 경영은 비단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 안에서도 똑같이 자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1998년 인하대에 부정 편입학 의혹이 제기된 만큼 조 사장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이사직을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에 대해 교육부에 특별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들은 막말과 이사회 족벌경영, 일방적인 총장 선임, 과도한 학교 경영 간섭, 한진해운 채권 투자로 인한 130억원 교비 손실 등을 정석인하학원의 대표적 갑질 사례로 꼽았다.
인하대측은 “조원태사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편입학했다”고 해명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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