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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탄” 외치며 협상문 열어놓은 야당, “조건 없는 특검 수용” 버티는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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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탄” 외치며 협상문 열어놓은 야당, “조건 없는 특검 수용” 버티는 야당

입력
2018.05.09 17: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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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상화 협상 결렬 책임

서로 떠넘기며 설전 이어가

우원식(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우원식(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전날 아침부터 밤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도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지 못한 여야는 9일에도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설전을 주고 받았다. ‘드루킹 특검’ 도입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국회정상화를 향한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애당초 민주당원(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특검감도 안 된다”며 “야당이 드루킹 바짓가랑이만 잡고 국회를 무모한 정쟁의 늪으로 끌고 가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보수정권의 수많은 인터넷 댓글조작 미꾸라지는 다 빼놓고 드루킹 하나만 잡아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속내”라며 “본질인 제도 개선에는 관심이 없고 선거용 정쟁거리로 부풀려 오로지 국정을 혼란으로 몰고 가려는 야당을 국민이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11일 임기를 마치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두 야당의 민생국회 거부는 국회 파탄이자 민생 파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마지막 남은 39시간 협상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검과 추경의 동시처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도록 처리일자를 재조정하고, 특검 수사범위와 대상 등 구체적 사안은 차기 원내지도부에서 차분히 협상하자는 안은 여당으로서 내려놓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이라며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건 없는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노숙 단식투쟁 일주일째에 접어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급격한 건강 악화에도 병원 이송을 거부한 채 농성장을 지켰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제 민주당과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고 김 원내대표는 계속 기다릴 것”이라며 “민주당은 제1야당 원내대표가 처절한 단식투쟁으로 의식마저 혼미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데도 특검같지도 않은 특검을 내세우며 진실규명에 훼방만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드루킹게이트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 핵심측근, 민주당이 민주주의 기본 가치와 질서를 유린한 것이 본질”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는 물론, 대통령, 민주당이 당연히 수사대상이 돼야 하고 지난 대선 과정의 여론조작 사건을 은폐ㆍ조작하고 국민에 거짓말했던 검ㆍ경도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특검 수사 범위을 드루킹 사건으로 한정하려는 여당측과 극명한 이견을 드러냈다.

민주평화당을 비롯한 야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소극적 협상 태도를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이들은 당초 민주당을 포함한 4개 교섭단체 수석 간 협상을 이어가려 했지만 여당이 원내대표 선거를 핑계로 시간만 끌고 있다며 “협상 책임을 야권에 떠넘기려는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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