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ㆍSNSㆍ메신저에선
유튜브ㆍ페북ㆍ카톡에 밀려
동영상에선 유튜브, SNS에선 페북에 밀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9일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자 포털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검색시장의 90%를 장악한 구글로부터 ‘검색 주권’ 지켜온 네이버의 주요 ‘무기’ 중 하나가 뉴스 검색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뉴스와 댓글 관련 논란은 네이버 메인 최상단에 배열된 5개 기사에 3,000만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와 관련된 것 같다”고 밝힌 것처럼 뉴스는 네이버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주요 콘텐츠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뉴스의 77%는 언론사 사이트가 아닌 포털에서 소비된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르는 1위 사업자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총괄하는 유봉석 리더(전무)는 “전체 서비스 중 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PC에서 3%이고, 모바일 트래픽 중에서는 7% 정도”라고 밝혔지만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네이버 뉴스 주목도와 파괴력은 다른 사이트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네이버의 이번 개편 방안은 언론사의 역할을 더 강조하는 방향이지, 뉴스와 댓글을 완전히 없애는 게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하루 평균 뉴스 서비스 이용자인 1,300만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자칫 포털사이트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네이버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75% 수준이라 아직 여유가 있지만, 점점 더 많이 ‘클릭’을 일으키고 더 오래 포털에 이용자를 붙잡아 두는 콘텐츠인 동영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 등은 경쟁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난달 말 DMC미디어가 발표한 인터넷 동영상 시청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유튜브로 동영상을 본다. 유튜브의 PC 점유율은 53.1%, 모바일 점유율은 56.5%에 이르지만 네이버TV는 PC 점유율이 14.7%로 격차가 있는 2위다. 모바일 동영상 점유율은 9.6%로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13%)에도 밀린다. SNS는 5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한 페이스북이 대세를 잡았고, 모바일 메신저는 95%를 차지한 카카오톡이 압도적인 1위다. 네이버 라인 국내 점유율은 1% 수준에 불과하다.
네이버도 거듭되는 댓글 조작 논란을 근절하기 위해 ‘뉴스 편집 포기’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으나, 고민이 적지 않다. 한 대표는 “몇 년간의 습관을 바꾸는 문제인데, 뉴스검색을 위해 첫 페이지에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과정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