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혐의 외부 공개한 금감원
“시장 혼란 있었던 것 사실” 인정
상폐 가능성 현 단계서 판단 못해
삼성생명 향해 “지분 매각 방안 세워라” 재차 압박
“시한 없지만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금융 공기업과 시중은행 직원들이 희망 퇴직 시 받는 수억원의 뭉칫돈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금융권이 젊은 신입 사원들을 더 많이 채용할 수 있도록 먼저 희망 퇴직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 공기업이 관련 규정을 손봐 종전보다 퇴직금을 훨씬 더 얹어주는 것도 허용하고, 희망퇴직제를 적극 실시하는 시중은행에는 인센티브 등도 부여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금융공기업의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은 정작 하는 일이 별로 없는데도 퇴직금이 2억~3억원 수준으로 낮아 조직에 남는 걸 선택한다”며 “퇴직금을 더 많이 줘 10명이 퇴직하면 적어도 7명은 새로 뽑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도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퇴직금을 인상해 희망퇴직 유도하는 것을 꺼리는데 앞으로는 이를 적극 권장할 생각”이라며 “이달 말 은행장 간담회 때 이런 정부 뜻을 전하고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방침이 기존 직원들을 내보내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급격한 구조조정은 문제가 되겠지만 적절한 희망퇴직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언론에 미리 알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과 관련, “시장에 충격과 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래서 최대한 빨리 수습하려 한다”며 “추후 금감원이 사전통지 사실을 이런 식으로 공개해도 되는 건지 등에 대해선 별도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폐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분식이냐 아니냐 그 판단이 핵심인데 이는 금융위 감리위원회와 증선위원회가 최종 판단할 것”이라며 “다만 상폐 여부는 고의적 분식이라고 결론이 나고 거래소의 상장실질심사까지 거쳐야 해 지금 얘기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때 특혜를 받았단 지적에 대해선 “우리뿐 아니라 미국, 홍콩 등도 유망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자기업의 상장을 허용한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합병이나 지배구조까지 감리위에서 다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삼성생명을 직접 언급하며 재차 계열사 지분 매각 방안을 세우라고 압박했다. 그는 “삼성생명 총자산 중 주식 비중이 14%인데 이는 다른 보험사(0.7%)에 견줘 20배나 많다“며 “그만큼 주식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생명 스스로 이 같은 자산편중리스크 해소를 위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8.2%를 보유 중인데, 정부 요구대로라면 삼성생명은 20조원 어치에 가까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최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개선안을 마련하면 정부도 정책에 반영해 (지분 매각을) 돕겠다”며 “시한을 정해둔 건 아니지만 마냥 기다릴 순 없다”고 독촉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 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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