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적자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하루 운행할 때마다 약 1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1984년 시작된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임승차입니다. 최근 6년간의 자료를 보면 매년 발생하는 무임손실액이 당기순손실의 66.7%에서 89.4%까지 차지합니다.
문제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로 인한 손실액도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공사 측은 또 이 같은 적자가 결국 보수ㆍ유지 비용을 줄여, 안전 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단순 재정난이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천문학적 비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무임승차를 노인들의 ‘교통 복지’ 차원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동권은 기본권인데다가 노인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면 우울증이나 교통 사고 발생률이 줄어드는 등 무임승차의 사회경제적 효과가 손실액을 상쇄한다는 논리입니다.
서울, 부산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근거로 무임승차로 입은 손실을 정부가 국비로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건설 당시 이미 지원한데다 적자 발생은 운영 주체인 지자체 책임이라며 반대, 번번이 관련 법 통과가 좌절됐습니다. 현재도 관련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공사는 내년도 요금 인상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무임승차 적용 연령을 70세로 상향하거나 특정 시간대에만 무임승차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길고 어두운 ‘고령화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서울 지하철, 그 종착역은 과연 어디일까요.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연도별 무임승차 현황
(단위: 원, %)
<자료: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기준>
◆2017년도 노선별 무임승차 비율
(단위: %)
<자료: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2017년도 노선별 손익
(단위: 원)
<자료: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10년간 노인 인구 비율 변화
(단위: %)
<자료: 행정안전부>
◆지하철 요금 인상 내역
(단위: 원)
<자료: 서울교통공사>
◆2017년도 1인당 수송 적자
(단위: 원)
<자료: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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